경제·금융

[IMF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침체 국면서 탈출” 재확인

25일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 한국경제 연례 보고서는 수출 등 외부 요인의 호전으로 올해 고성장이 예상된다는 장및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노사불안 등 산적한 내부 요인이 해결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어 앞으로 한국정부의 정책이 중요한 기로에 서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예상보다 가파른 수출 확장세가 지속되며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 말 전망치(4.75%)보다 대폭 높아진 5.5%로 예상됨으로써 지난해의 침체(2.9%)에서 완연히 벗어날 것임을 재확인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그러나 인접한 중국의 급팽창 덕택으로 톡톡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지 불안한 금융시장, 내수 침체, 기업투자 부진 등 내부의 성장 동력이 제 역할 못할 경우 언제든 다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특히 LG카드 사태 등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총생산(GDP)의 70%가 넘는 가계 부채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사태 해결이 지연될수록 내수 침체는 가속화할 것이고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성장 침체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수출 호조 지속으로 성장률 대폭 상향=수출 호조에 따른 불균형적인 성장이긴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예상보다 높아진 성장률(5.5%). 보고서는 이는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정보기술(IT) 수출 산업의 급팽창과 인접 중국시장 호황에 따른 수출 확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보고서는 지난해 3ㆍ4분기와 4ㆍ4분기 수출이 전분기 대비 각각 11%와 10%씩 증가하는 등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하는 수출 신장세를 주요 이유로 지목했다. 경기선행지수를 감안하더라도 이 같은 성장세가 2004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여기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호황세가 계속되며 수출, 특히 IT산업의 수출이 가속화하고 있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수출이 전체 GDP의 42%를 차지하는 등 절대 비중을 감안할 때 성장률 상향 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며 하반기 들어 국내 수요가 살아날 경우 내용면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노사불안 등 내부 요인이 장기성장의 걸림돌=보고서는 그러나 현 한국경제 상황은 노사불안 등 기업환경부터 통화정책 등 정부 부문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 내부 요인이 제거되지 않을 경우 내수 회복, 기업 투자 등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 우선 내수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 있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릴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급등 등 시장의 잠재적 버블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에 있어 금리 인하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LG카드 사태에서도 드러났듯 금융시장 불안을 해결하는 것도 정부의 주요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LG카드 유동성 위기를 과감하게 조기 종결짓고 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다시는 이런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시스템을 체질적으로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 개혁과 더불어 노사관계의 경직성도 성장의 주요 걸림돌로 지적했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기업 입장에서 볼 때 여전히 해고하기가 어려워 노동비용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 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들이 신규 고용과 투자를 꺼리고 있어 좀처럼 내수 침체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최근의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 지나친 외환 개입은 시장 왜곡 등 부작용을 불러 올 수 있다며 가급적 달러화 매입을 자제하고 시장 흐름에 맡길 것을 주문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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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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