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외이사 영입 과감하게

그동안 고지회복이 힘들 것으로 여겨졌던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돌파도 심심치 않게 달성되는 등 연말장세와 신년장세에 적지 않은 기대도 생겨나고 있다. 주가지수는 연말 연초에 1200포인트까지 올라가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으며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도 풍부한 형편이다.이렇게 주식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우리 기업들도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청신호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즈음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몇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주가지수가 상승한다고 해서 모든 주식의 가격이 동반 상승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리고 있으며 특히 21세기를 주도할 정보통신·전자·인터넷 관련 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외국인들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지수가 출렁이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나타내면 지수가 오르는 반면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서면 주가가 내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즉,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과 주가지수의 변동이 양(+)의 상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주가지수의 오름세에 일조를 하고 있으면서 주당 시가가 250만원대인 황제주 SK텔레콤의 경우를 보더라도 그렇다. 외국인의 움직임이 주가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의 지분율이 증가하느냐 감소하느냐에 따라 이 주식의 시가가 오르내리고 있다. 이 주식이 황제주로 부상한 데는 외국인의 지분율이 30%를 웃돈다는 데에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왜 SK텔레콤 주식이 외국인들의 관심을 끄는 주식이 되었을까. 다름아닌 독립적인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속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사내이사 대 사외이사의 비율이 7대5로 약세이긴 하지만 여타 다른 기업들의 사외이사들과 달리 독립성을 가진 이들이 사외이사로 있다는 사실이 돋보인다. 외국인 주주들의 지원을 받아 주주총회의 민주화 바람을 일으킨 참여연대가 추천한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지목되었고 그런 인사들 중에는 비즈니스위크誌가 선정한 아시아를 움직이는 50인에 뽑힐 정도로 일반 주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도 있다. 이런 사외이사들이 제기능을 수행하다 보니 해당기업의 경영이 상대적으로 투명해지고 오너 경영자의 독단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그 기업을 더 선호하고 있다. 그 결과 외국인들의 지분이 올라가면서 주가도 오르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 같은 실증 사례는 우리 기업들에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도 사외이사의 임명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과 같이 오너 경영자의 독단에 의해서 경영자에게 우호적인 인사를 사외이사로 임명하는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시장이 글로벌화돼 가는 상황 하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을 잃는 기업은 발전하기 어렵다. 따라서 사외이사를 통한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위주의 경영을 추구함으로써 외국인 투자자를 가능한 한 많이 끌어들여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기업의 주가도 높이고 기업가치의 극대화에도 도움이 된다. 주식가치의 상승은 궁극적으로 경영자 자신의 부(富)도 크게 증대시켜 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다가오는 내년 주주총회에서는 독립성을 가진 제3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과감히 영입해야 할 것이다. 옛말에 「입에 쓴 약이 양약」이라고 했다. 우리 기업들이 깨닫고 되새겨야 할 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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