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계 「경영지도」가 바뀐다

◎내년 생산성·이익 극대화 초점 전면 수정/인력·조직·재무 등 긴축바람 예고/한계사업 정리 「주력」엔 공격 투자「매출중시에서 손익관리형 경영으로, 인력 및 투자는 축소 및 재조정」. 내년 이후 본격화될 주요 그룹들의 새로운 경영패턴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30대 그룹이 마련하고 있는 경영혁신안은 인력, 임금, 조직, 재무, 투자, 사업 등 경영전반을 망라하고 있으며 현재의 경영구조를 전면 개편, 경영효율과 생산성 극대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특히 재계의 추진방안중에는 임금 및 인력, 투자계획의 축소조정 외에도 능력 및 성과급제, 목표임금제, 손익관리형 조직, 관련회사 및 사업의 합병, 한계사업의 철수, 생산성증가율 기준 TO관리 등 굵직한 신제도의 도입을 포함하고 있어 내년 이후 재계의 경영패턴은 일대 혁신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전경련이 분석한 30대 그룹의 이같은 경쟁력 제고방안은 지난달 30대 그룹 기조실장회의와 회장단회의에서 결의한 것을 실천하기 위한 후속조치의 하나다. 전경련은 회장단회의에서 내년도 50대 그룹의 임금을 총액기준으로 동결하는 등 고통분담을 촉구하고 재계의 솔선방안을 마련, 범재계 차원에서 추진해 나갈 것을 천명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재계의 경쟁력 제고방안은 내년도 이후 국내 기업들의 경영행태를 규정하는 모범답안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 보고서는 인력, 자금, 조직개편, 재무구조 개선, 사업구조조정, 생산성 향상, 기술개발, 투자, 자금조달, 물류, 경상경비 및 에너지절감, 기타 등 모두 13개 부문으로 나뉘어 각 부문별로 주요그룹들의 추진계획을 담고 있다. 특히 주요그룹들은 각 부문별로 기존의 제도를 전면 수정, 새로운 경영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인력, 투자, 경상경비 등은 대폭 축소조정하고 한계사업의 과감한 정리와 관련부문간 통합 등을 통한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고 있어 내년도 기업전반의 경영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재계는 투자우선순위조정을 통해 주력사업에는 공격형 경영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술개발과 물류합리화 등에 대해서도 아낌없는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점이 주목을 끌었다. 관심의 초점이 됐던 임금부문에서는 대부분의 그룹들이 임원 임금동결을 결정했으며 연봉제 또는 각종 수당의 통합 등을 통해 총액임금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불황탈피와 환경변화에 대응해 능력급 또는 성과급제도도 상당수의 그룹들이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급여를 개인의 생산성과 연계시키겠다는 것이다. 조직개편 부문 역시 불황과 인력축소 등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30대 그룹들은 확대지향적 경영기조에서 탈피, 긴축과 이익관리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따라 조직형태도 팀제의 확대 및 정착과 슬림형조직 형태를 바탕으로 한 손익관리형 구조로 대거 전환되고 있다. 또한 주요 그룹들이 한계사업을 정리하면서 계열사간 또는 사업부간 합병이나 통폐합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1백30개 품목의 정리를 내건 삼성을 비롯, LG, 현대, 한화, 금호 등 대부분의 그룹들은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철수 또는 중소기업이나 해외에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에서도 지난 90년대초 일본에서 불어 닥쳤던 리스트럭처링 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이는 투자계획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전망. 삼성과 현대, LG, 선경, 기아, 한화, 두산, 코오롱 등 주요그룹들은 내년도 투자계획을 올해보다 축소 또는 같은 수준으로 잡고 긴축경영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중·장기 투자계획도 수정, 투자우선 순위와 시기 등을 달라진 장기경영계획에 맞춰 새로 조정할 방침이다. 반면 한계사업의 과감한 정리로 인해 남는 힘은 신규사업이나 주력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다. 주요그룹들은 「사업구조 고도화」를 내걸고 정보통신, 유통 등 신규부문에서는 기술개발과 투자계획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이후 주요 업종별 또는 사업별 경기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인력부문에서는 30대 그룹 대부분이 지난해 수준보다 채용규모를 축소조정하고 있으며 대우와 한진, 기아, 한보, 효성그룹등은 상시채용제도를 도입했거나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 현대, LG, 포항제철, 코오롱, 동양, 삼환그룹 등은 인력재배치 또는 순환보직제를 실시할 예정이며 선경에 이어 한화, 동아그룹 등은 명예퇴직제를 실시할 예정. 특히 금호그룹은 각사별 1인당 임원매출액 증가를 기준으로 임원 총인원(TO)관리제를 도입할 예정이며 현대그룹과 포항제철은 전계열사 일부 기능인력의 외주 용역 및 인력 풀제를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재계는 이들 외에도 합작투자의 지분정리(두산)와 불필요한 자산의 매각(포철, 한화, 해태, 한일 등), 자기자본비율 강화(동아, 동양)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생산성 향상운동을 전개한다는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민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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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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