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가 네이버에 V3 엔진을 공급할지 말지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안연구소는 네이버 무료 보안 서비스인 ‘PC그린’에 V3 엔진을 탑재하는 것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4월 중 선보일 예정이었던 V3 버전 PC그린은 출시가 미뤄지거나 아예 나오지 않게 됐다. 안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NHN과 V3 엔진을 공급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높다”며 “본 계약을 하지 않은 만큼 백신 엔진 공급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안연구소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수익 감소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V3 엔진이 실린 PC그린이 무료로 보급될 경우 개인 사용자들은 더 이상 V3를 구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다 기존 유료 제품 이용자들의 불만도 터져 나올 수 있다. 특히 양해각서 체결 이후 현재까지 약 25% 폭락한 주가도 안연구소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그렇다고 안연구소가 본 계약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네이버에 V3 엔진을 공급하지 않으면 안연구소는 그에 따른 수익을 잃게 된다. 게다가 최근 외국 업체뿐 아니라 국내 업체인 하우리도 자사 백신 엔진을 네이버에 공급키로 한 상황에서 자칫 안연구소가 고립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해 안연구소는 네이버가 러시아 업체 카스퍼스키의 백신 엔진을 PC그린으로 서비스하려고 하자 국내 백신 산업 위축을 이유로 강력 반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보안 1위업체인 안연구소가 V3 엔진의 포털 공급을 전격 취소할 경우 ‘무료 백신’ 갈등이 2라운드에 접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