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인 앱개발社 설 땅 갈수록 좁아진다

35개 앱 99센트에 판매 등 가격파괴 잇달아<br>단순 아이디어만으론 지속적 수익창출 힘들어<br>대형화·他산업과 연계 등 생존방안 마련 시급


개인앱개발자 출신의 이한종 알에스 사장은 지난 5월 법인을 설립하며 1인 창조기업 생활을 청산했다. 올 초 목소리로 유리잔을 깨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해외 앱스토어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지만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었던데다 경쟁력있는 앱을 혼자 지속적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는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이 사장과 같은 상황에 처해있던 앱 분야 1인 창조기업가 6명은 컨소시엄형태로 활동하다 결국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알에스는 직원 4명을 추가 채용하고 현재 아이패드용 소셜커머스 서비스 '토니위크엔드' 론칭을 준비 중이다. 기존 상거래 시장을 보완해 지속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앱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 사장은 "앱스토어는 더이상 한두명이 단순한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라며 "조직을 갖추고 지속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앱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인 앱개발사들이 앱생태계의 높은 벽에 부딪히고 있다. 앱스토어가 단순한 아이디어로 다운로드 수익을 올릴 수 있던 초기 상황을 벗어나 양적 질적으로 더욱 우수한 앱만이 살아남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앱 개발 능력만으로는 수익을 얻기 어려운 만큼 기업을 대형화하고 기존 산업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25일 중소기업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IT엔지니어 분야의 1인창조기업은 1만 2,000명에 이르고 있으며, 중기청은 2012년까지 앱분야 창조기업만 1만개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드림위즈 집계결과 국내 앱 개발 업체수만 647개에 이르는 등 스마트폰 확산에 따라 많은 이들이 앱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지난 2000년 이후 모처럼 벤처투자도 활성화되고 있지만 정작 모바일 앱기업은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모태펀드를 받은 벤처투자조합 중 모바일앱 개발사에 투자한 경우는 단 1건, 액수로는 15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올해 전체 투자금액의 0.21%에 불과한 수치다. 벤처 및 투자업계에서는 이같은 투자외면의 원인으로 모바일앱기업의 영세한 규모와 취약한 수익구조를 꼽고 있다. 현재 모바일 앱기업이 수익을 내는 경로는 유료 다운로드와 유료 아이템거래, 모바일 광고 등 크게 세가지다. 표철민 위자드 웍스 사장은 "대부분 유료다운로드를 기대하지만 앱스토어 상위에 랭크되더라도 짧게는 하루, 길어봐야 1~2주일"이라며 "기업이 지속적으로 버는 수익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에서 개인이 다운로드로 의미있는 수익을 올린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것이업계의 설명이다. 더욱이 최근 앱스토어에는 35개의 앱이 번들로 묶여 99센트에 판매되는 등 이미 가격파괴까지 진행되고 있는 양상이다. 개인이 하나의 앱으로 고수익을 올리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앱기업이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우선 여러 개의 경쟁력있는 앱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희우IDG벤처스 이사는 "1~2명이 하나의 앱을 개발해 성공하기를 기다리는 구조로는 경제성이 나오기 어렵다"며 "기획자, 디자이너 등 여러 명이 힘을 합쳐 킬러앱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수 있도록 규모의 경제를 이룰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으로는 모바일 앱이 기존 산업을 확장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예전 홈페이지 개발 수요가 높아질 당시 결국 누구나 개발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 제작 툴이 나오면서 단순 개발자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며 "의료, 관광 등 기존 산업분야와 연계할 때 킬러앱이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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