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노그룹이 오는 2007년 이후 중국 등 아시아시장에서는 ‘르노삼성차’가 주도하고 북미시장은 ‘닛산자동차’, 유럽은 ‘르노자동차’가 각각 선도하는 글로벌 경영 계획을 수립했다.
이 같은 르노그룹의 중장기 글로벌경영 플랜은 르노삼성차를 중국지역 진출의 교두보이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포함한 중대형 승용차 개발 및 생산 거점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한국과 일본, 프랑스로 구성된 삼각 편대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이자 르노삼성차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카를로스 곤 르노 그룹 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자 간담회에서 “오는 2007년부터 신형 SUV를 개발,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연간 5만대 규모의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르노삼성차는 앞으로 본사(르노차)와 역할을 분담해 아시아시장을 공략하는 첨병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차종에 대해 곤 회장은 “(상호지분 투자를 한) 닛산과의 제휴관계를 통해 경쟁력있는 차량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해 닛산의 플랫폼을 이용한 새 차종 생산 가능성을 내비쳤다.
곤 회장은 “현재로선 중국과 북미시장에 완성차 공장을 건설할 계획은 없다”며 “중국시장은 완성차 수출을 중심으로 시장 변화를 주시하고 미국 시장에선 르노와의 제휴를 바탕으로 닛산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생산기지가 없는 르노그룹의 중국진출 과정에서 르노삼성차의 역할이 점차 커질 전망이다.
그는 프랑스 르노와 닛산의 공동 회장직 수행에 대해 “이사회에 책임과 권한을 이양했고 경영목표를 명확히 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며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향후 18개월간의 개인 일정을 빈틈없이 세웠다”고 소개했다. 한때 구조조정의 대가로 이름을 날렸던 곤 회장은 “CEO(최고경영자)란 때로 힘든 결정일지라도 회사가 필요한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