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 두동강,불볕장마로 끝날듯한반도를 중심으로 남하와 북상을 반복하면서 동서로 길게 걸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인 장마전선이 올해는 이례적으로 남해상에서 좀체 북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일부터는 전선이 2개로 쪼개져 중국대륙과 일본 남해상에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장마전선이 「이산가족」이 된 셈이다.
두 전선 사이에 이상 발달한 중국내륙의 대륙성 열대기단이 자리를 차지한 채 중간이 뚫려있는 것.
이에 따라 통상 장마전선의 밑을 받쳐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맥을 못추면서 남해상에서 헤매 무더위가 답답함을 더할 뿐 비 소식이 너무 뜸하다.
실제로 장마기간 강수량을 보면 서울의 경우 63.2㎜에 그쳤던 작년을 빼고 지난 90년부터 98년까지 210∼876.9㎜였던 점에 비쳐 올해는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2일부터 7일 현재까지 64.2㎜에 불과했다. 비가 내린 날도 5일밖에 안됐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90∼98년의 12∼33일간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7일로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북태평양 고기압세력이 약해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이동시키지 못함으로써 남부지방에는 많은 비를 뿌렸으나 중부지방에는 비가 적었다.
당초 기상청 전망대로 오는 15일 전후께까지 장마가 지속되더라도 호우가 내리지 않는 한 평년에 크게 못미치는 강우량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제주 지방도 최근 5년간 강우일수 15∼23일, 강우량 165.6∼435.8㎜에 못미치는 12일, 115.3㎜에 머물고 있다. 남부지방도 대체로 예년에 비해 강우가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국의 대륙성 열대기단이 우리나라를 벗어난 뒤 양쪽으로 나뉘어진 장마전선이 활발해지면서 하나로 다시 붙어 오는 11일께부터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두 전선이 하나로 이어질 지 아니면 현재 대륙성 열대기단에 밀려 우리나라 아랫 쪽으로 처져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새롭게 전선을 형성할 지 예측하기 힘들다』며 『현재로선 그 양을 점치긴 힘들지만 11일께부터 이틀간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초 15일 전후로 장마가 끝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장마전선이 뒤늦는게 다시 세력화하면서 그 영향으로 장마가 길어질 수도 있겠으나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올 장마는 장마 전선이 아랫쪽에서 헤매다 사라져 비는 별로 없고 폭염만 내리쬐는 「마른 장마」로 마감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와관련해 『지구온난화와 엘니뇨 현상 등으로 전세계 곳곳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장마 패턴이 바뀌고 있다』며 『지난해 장마때도 서울 63.2㎜ 등 중부지방의 강수량이 너무 적었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SYCHOI@SED.CO.KR
입력시간 2000/07/0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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