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소차 '미라이' 타보니… 최고 시속 175㎞ '궁극의 친환경차'

■ 일본 경제부활의 아이콘 토요타를 가다

전기차와 비슷… 소음 작아

현대차 '투싼'보다 보급 앞서

도쿄의 도요타자동차 전시시설 '메가웹'에 나와 있는 수소자동차 '미라이'. 도요타는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수소차충전소 설립지원책에 힘입어 미라이의 민간보급을 크게 늘리고 있다. /도쿄=김영필기자

"우우우웅~"

도요타의 수소차 '미라이'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모터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앞으로 쭉 치고 나갔다.


지난달 30일 도쿄 중심지에 위치한 도요타 전시장 겸 놀이시설인 '메가웹'. 이곳에서 타본 미라이는 전기차와 비슷했다.

휘발유차와 비교해 소음은 작았고 모터 소리만 들릴 정도였다.

길쭉한 'O'자형으로 생긴 1㎞ 남짓한 코스를 두 번 도는 동안 미라이는 별다른 불편이 없었다. 가속력도 일반 자동차와 다를 게 없었다. 코스가 짧아 시속 70㎞까지 밟아봤는데 차의 반응은 생각보다 빨랐다.

도요타의 한 관계자는 "최고시속 175㎞까지 낼 수 있다"며 "수소차라고 하지만 기본원리는 전기차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수소차답게 배출하는 것은 '물'이 전부였다. 수소차는 수소와 산소를 합치는 과정에서 동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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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린다. 'H20' 버튼을 누르면 물을 외부로 내보내는데 한번에 모아서 보낼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현재 미라이는 일본에서 일반인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가을께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판매를 시작한다. 현대자동차의 '투싼'이 수소차로서는 양산을 처음 했지만 실제 보급은 도요타가 앞서가는 셈이다. 미라이는 일반인들에게도 무려 225만엔(약 2,058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지난 3월 기준으로 1,500대의 판매가 예약됐고 5월 말 현재 고객들에게 200대 정도가 인도됐다.

도요타의 한 관계자는 "미라이는 차체의 중심이 낮아 운전하기 편하고 각종 첨단기능이 들어가 있다"며 "디자인도 미래지향적으로 돼 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수소 충전가격도 싸지는 않지만 큰 부담은 없다. 1㎏당 1,000~1,100엔 정도면 수소 충전이 가능하고 5,000~6,000엔 정도면 완충된다. 휘발유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도요타 측의 설명이다. 미라이의 주행거리는 650㎞이며 가격은 670만엔이다.

속도를 내고 있는 미라이와 달리 현대차 수소차인 투싼은 여전히 게걸음이다.

올 들어 투싼 수소차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은 2,750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일반인들은 별다른 보조가 없는데다 수소충전소도 적어 사실상 구입이 불가능하다. 일본 정부의 경우 오는 2030년께 수소충전소를 5,000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특히 대대적인 충전소 보급계획에서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크게 뒤진다. 현재 정부는 2020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43개를 세우는 게 목표다.

도요타 관계자는 "미라이의 경우 차값이 싸지 않고 수소 충전비용도 휘발유와 비교해 큰 이점이 없지만 결국 우리가 가야 하는 방향"이라며 "이 때문에 국가가 나서 에코카 보급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1차적으로는 전기차 시대가 열리고 이후 수소차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보급을 위해 풀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면서도 "현대차가 수소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음에도 도요타가 세단형 수소차인 미라이를 실제로 판매하면서 현대차를 앞서 나가고 있어 국가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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