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수에즈운하 '국제석유시장 태풍의 눈' 부상

[시위 격화… 혼돈의 이집트]<br>통금·총파업에 운영 차질 불가피<br>해운업체 운임 늘어 유가급등 우려<br>"주요 외화 수입원…폐쇄는 없을것"



이집트 시위 사태로 아시아와 유럽 간 해상 무역로의 핵심 통로인 수에즈 운하가 국제 석유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세계 해상 물동량의 8%가 통과하는 수에즈 운하가 이집트 정국의 혼란으로 폐쇄 또는 운영 차질이 발생할 경우 해운산업 등 산업계는 물론 석유시장에 적지 않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현재까지 수에즈 운하는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이집트 정부의 통행금지 조치 때문에 운하 운영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시위 차단을 위해 오후3시부터 다음날 8시까지 통금을 실시하고 있어 일부 운하 근로자들은 3시에는 근무를 접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시위대는 지난 1월31일(현지시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을 이끌어내기 위해 무기한 총파업령을 내려 수에즈 운하의 부분적인 운영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체인 프런트라인의 옌스 마틴 옌슨 관리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근로자들이 업무상 문제를 겪으면 선박 통과가 늦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를 통해 하루 180만배럴가량의 석유 및 석유정제 제품들이 이동한다. 이는 전세계 일일 산유량의 2.5%에 해당한다. 수에즈 운하에서의 통과 지연은 해운업체의 운임비용을 상승시켜 최근의 유가 급등세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는 운하가 폐쇄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운하가 폐쇄된다면 국제유가는 최소 10% 이상 수직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앞서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 정부가 국유화를 단행한 1956~1957년에 4개월간, 제3차 중동전쟁 이후인 1967~1975년 문을 닫으면서 '오일쇼크'를 가중시켰다. 이렇게 될 경우 아시아에서 유럽 혹은 미주 대륙으로의 해상 무역은 운임비용 폭등에 따른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동산 원유 선적이 아프리카 최남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우회하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때보다 미국행의 경우 10일, 북유럽행은 18일이 더 걸린다. 그러나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의 주요 외화 소득원으로 서방도 이곳에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새로운 정부라도 섣불리 건드릴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수에즈 운하는 지난해 통행료 수입이 국내총생산(GDP)의 1.2%인 53억달러로 이집트의 3대 외화 수입원이다. 직접 고용인원만 2만5,000명에 이른다. 해니 새브라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는 "이집트에 새 정부가 들어선다 해도 수에즈 운하를 폐쇄하는 것은 자신들의 이해와 배치되는 것"이라며 "폐쇄 우려는 과장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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