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중국의 어리석음

보호무역주의자들은 오랫동안 수입제한조치를 무기로 사용했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수출제한조치까지 동원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국제무역기구(WTO)는 중국의 원자재 수출제한조치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중국은 그동안 희귀자원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아연이나 코크스와 같은 천연자원의 수출을 제한해왔다. 이러한 천연자원은 휴대폰에서 스마트폭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첨단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며 중국은 전세계 매장량의 97%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WTO의 조치는 좋은 소식이다. 중국의 이러한 행동은 전세계 공급망을 망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수출국인 중국에도 좋지 않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그들이 무엇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이는 가격 작동원리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들의 정책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그들의 조치가 고갈될 위험이 있는 천연자원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주장은 WTO가 판단할 문제다. 그러나 천연자원의 보존을 위해서라는 중국의 주장은 분명하지 않아 보인다. 만일 그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수출을 제한하는 것보다는 생산 할당량을 정하는 것이 보다 나은 방법이다. 중국은 이번 WTO의 판결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이는 희망적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WTO의 조치를 잘 준수해왔다. 또 수출제한조치는 궁극적으로 제 살 깎아 먹는 행위라는 게 증명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와 취약한 환경 규제 덕분에 천연자원 공급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됐다. 어쨌든 중국에는 전세계 희귀자원의 36%가 매장돼 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중국의 이러한 행동은 이처럼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자원시장에서 그들의 이익을 줄어들게 만들 것이다. 이번 중국의 천연자원 수출제한조치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다. 이 같은 유혹을 느끼는 나라는 중국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천연자원ㆍ상품 등에 대한 독점적 우위를 활용하고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고 있다. 실제 지난해 중국이 천연자원 수출제한조치를 취한 후 다른 나라들도 이를 따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WTO는 이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할 것에 대비해 좋은 선례를 남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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