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도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주보다 오른 4.8%대 초반에 머물렀다. 지난 7월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채권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만기가 긴 장기채권의 수익률보다 만기가 짧은 단기채 수익률의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는 점이다. 대표적 단기금리인 CD금리는 만기 91일물 기준으로 전주 말 4.8%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단기금리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은 단기자금의 수급 상황이 예전과 달리 악화됐기 때문이다. 그 원인으로 우선 지준율 인상을 들 수 있다. 한국은행에서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는데 인상된 지준율이 23일부터 적용된다. 즉 은행들은 이때부터 내년 1월7일까지 15일간 인상된 지준율 수준에 맞춰 이전보다 많은 지불준비 예치금을 적립해야 한다. 은행이 추가로 적립해야 할 지준금은 대략 4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계절적인 자금수요 증가도 단기자금 수급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인상된 지준율이 적용되기 시작한 시점이 연말과 크리스마스 연휴 등 계절적으로 자금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와 겹쳐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금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은행이 CD발행을 급격히 늘리고 있으며 이는 곧바로 단기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연말까지 수신액을 불리기 위한 은행들의 외형확대 경쟁도 CD발행 증가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단기자금의 공급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연말 단기자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하에 은행권을 중심으로 보다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운용하려는 단기자금 공급기관들이 CD 등 단기상품의 매수시점을 뒤로 늦추거나 매수가격을 낮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단기자금시장의 수급악화는 단기금리의 상승뿐만 아니라 장기금리의 상승 배경이 되고 있다.
이번 주는 2006년 마지막 주로 채권시장의 거래일이 단축된다. 금리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단기자금 수급 불균형이 이번 주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주 초반에는 연말자금 수요가 피크를 이룰 것으로 보여 단기금리의 상승압력이 가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28일에는 11월 산업활동 동향이 발표되는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주요 경제지표에서 경기하강 완화 내지는 경기회복의 단초가 보일 경우 채권수익률은 상승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주에도 금리의 상승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