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사모펀드들 투자자 구성기준 못맞춰 결국 포기

사모펀드들이 자신들에 대해 새겨진 '주홍글씨'를 끝내 지우지 못했다. 우리금융지주 예비입찰에 보고펀드와 티스톤파트너스 등 유력 후보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요구한 적절한 투자자 구성기준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사모펀드는 공자위가 제시한 투자자구성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예비입찰에 응해봐야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자위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3개 사모펀드에 주요 금융주력자를 전략적투자자(SI)로 유치하고 외국계 투자가 비중을 가능하면 낮추도록 요구했다. 금융 주력자를 투자자 풀에 넣어 사모펀드의 단기수익 추구 위험을 보완하고 '국부유출'이라는 국민적 반감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보고펀드는 주력 SI를 유치하는 데 실패했고 티스톤은 해외 투자가 비중이 절반을 넘어 공자위의 가이드라인을 맞추지 못했다. 보고펀드는 한국투자금융지주를 SI로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였지만 끝내 참여시키지 못했고 티스톤은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참여를 꺼려 해외 투자가 비중이 높아졌다. 사모펀드들이 이처럼 투자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던 가장 큰 이유는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었다. 사모펀드가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것에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 국내 금융지주, 연기금 등 주요 투자가들이 투자를 꺼렸던 것이다. 이번 입찰에 나섰던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정부가 참여하기를 원했던 투자자들이 모집 초기부터 불참을 선언하면서 투자자를 모집하기가 어려웠다"며 "론스타 등 외국계 사모펀드들의 행태 때문에 생긴 사모펀드에 대한 주홍글씨가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들 사이에 이번 예비입찰은 매각중단을 위한 요식행위라는 시각이 팽배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발 경제위기로 주가마저 폭락하면서 사모펀드들의 입장이 더욱 난처해졌다. 우리금융 주가가 크게 떨어져 '헐값 매각' 논란이 발행하려는 조짐도 사모펀드들이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 걸림돌이 된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가뜩이나 사모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던 터에 헐값매각 논란까지 불거질 조짐이 보이자 더욱 몸을 사렸다"며 "사실상 금융지주사들이 모두 불참하기로 결정했을 때 이번 매각은 무산됐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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