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사회 기초 둔 국내법령 정보화시대 맞게 개정 시급”/기존도시 첨단 네트워크로 재구축/「멀티미디어 폴리스」 건설 서두를때/미래의 부는 「창의력」서 나와/암기식 교육방법 이젠 무용지물□대담 허두영 정보통신팀장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 국력은 정보를 어떻게 관리하고 유통시키느냐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개도국들이 자국내는 물론 세계와의 정보네트워크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정부는 물론 사회 각계각층에서 정보화에 대한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국회 통신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이상희 신한국당의원(59)은 「멀티미디어 폴리스 개발 및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의원을 만나 「특별법」의 구상과 내용에 대해 들어봤다.
멀티미디어 폴리스는 어떤 개념인가.
『기존 도시를 리엔지니어링을 통해 첨단 정보네트워크로 새롭게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도시자체가 하나의 멀티미디어망으로 연결되고 외부로도 자유롭게 연결됨을 의미한다. 한반도는 이들 멀티미디어 폴리스로 연결된 멀티미디어 반도가 돼야 한다. 종전에는 도시를 만들 때 불도저로 밀고 만들었지만 이제는 유·무선의 망을 통해 만들 수 있다. 미래에는 멀티미디어 폴리스가 국토개발의 중심이 돼야 한다.』
정부와 업계에서 추진중인 미디어밸리와는 어떻게 다른가.
『특정지역을 멀티미디어 단지로 만든다는 것이 미디어밸리의 개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이 한 지역에 국한된 것이어서 국가전체의 정보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멀티미디어 폴리스와는 큰 차이가 있다.』
특별법안을 마련하게 된 취지는.
『멀티미디어가 고부가가치산업이 되고 있는 역사적 추세를 꿰뚫어 봐야 한다. 최근 자동차·철강분야에서 굴지의 회사가 무너진 것은 해당 업체의 경영 잘못만이 아니다. 이들 산업도 정보화와 결합하지 못하면 더이상 버틸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자동차를 정보화로 무장시키면 움직이는 사무실 역할을 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자동차가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이같은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관련 부처간의 기술개발지원정책이 중복되고 기존 산업과의 차별적 지원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국가기간산업 육성차원에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체제의 틀을 만들어 보고자 했다.』
정보화사회의 법체계는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법체계의 발전과정을 보면 농업사회에서는 토지에 관한 법률이, 산업사회에서는 상법, 채권법 등이 발달했다. 따라서 정보화 사회에는 지적재산에 관한 법률이 발달해야 한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기존사회에 토대를 둔 법률은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법률도 생물처럼 일정기간이 지나면 죽어줘야 사회가 발전한다.』
최근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전자상거래의 무관세화를 주장하고 나섰는데 우리는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는가.
『정보화 사회에서는 물리적 국토란 의미가 없다. 인터넷이 영토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도 인터넷이라는 영토내에 빨리 상가를 지어야 한다. 멀티미디어 국토화는 이같은 점에서 서둘러야 하는 것이다.』
멀티미디어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방법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렇다. 농업사회에서는 농장에서 부가가치가 나왔고 산업사회에서는 공장에서 나왔다면 정보화사회의 부가가치는 인간의 창의적인 머리에서 나온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 「쥬라기 공원」으로 자동차 수백만대를 판매한 것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렸음은 창의력의 위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곧 정보화 사회에서는 「경제력=창의력」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따라서 교육의 초점은 인간의 창의력을 기르는데 맞춰져야 한다. 이제 암기식 교육은 컴퓨터가 충분히 해결해 주고 있다.』
정보화사회에서는 어떤 경영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상징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창고에 도둑이 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 지금까지는 감시인 수를 늘리고 담장을 높이 쌓거나 열기 힘든 비싼 자물쇠로 채웠다. 정보화사회에서라면 인근 지역에서 도둑이 될 가능성이 높은 불량배에 대한 정보를 뽑아 그중 우두머리를 수위로 채용할 것이다. 두목이 수위인데 어떻게 도둑이 들 수 있겠나.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정보화 사회에서 기업이 생각해야할 방향을 잘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정리=백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