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수제맥주 '다윗의 역습'

소규모 외산 맥주 양조장, 수제 병맥주 잇따라 출시

대형마트로 유통채널 확대

오비·하이트진로·롯데 등 맥주업계 골리앗과 경쟁

서울시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위치한 수제맥주 전문점 ''과르네르 탭하우스''에서 직원이 수제맥주를 따르고 있다.
/사진제공=장앤크래프트


'마이크로 브루어리'로 불리는 소규모 맥주 양조장들이 연이어 수제 병 맥주를 선보이면서 국내 유통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외산 맥주의 대대적 공세와 이들에 맞서는 국내 맥주업체들의 시장 사수 전략에 수제 맥주까지 틈새 공격을 예고함에 따라 국내 맥주 시장의 경쟁은 한층 격화될 조짐이다.

2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장앤크래프트는 이달 중 처음으로 수제 병 맥주 6종을 출시한다. 신제품은 필스터 체코·훈연맥주 밤베르크·스위트스타우트·레드에일아이리쉬·IPA순창·밀맥주다. 이를 위해 장앤크래프트는 지난해 120억원을 투자해 연간 1,500만병을 생산할 수 있는 4,958㎡(1,500평) 규모의 전남 순천 양조공장을 완공했다.

김현 장앤크래크프 부사장은 "기존 맥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수제 맥주의 유통기한이 1~2개월인데 반해 새로 선보이는 수제 병은 6개월로 더 길고 보관에서 운송까지 냉장 시스템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신선한 맥주를 즐길 수 있다"며 "우선 대형 마트로 시작해 판매처를 점차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제 맥주 전문점 세븐브로이도 이르면 다음 달 수제 병맥주 4종을 새로 선보인다. 세븐브로이가 대형마트 등 일반 유통채널을 타깃으로 한 제품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2년 10월 출시한 캔 형태 에일 맥주 '세븐브로이IPA(사진)'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은데다 신상품 출시의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관련기사



또 제주맥주는 연내 라거·필스너·밀·에일 등 4종류의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4월 공장 설립에 착수한다. 제주맥주가 준비한 맥주 브랜드는 회사명과 같은 '제주맥주'로 제주산 보리, 제주 화산 암반 지하수를 활용 제조한다. 맥주 생산 목표액은 첫 해 170만ℓ, 10년 후엔 1,000만ℓ다.

이처럼 오비맥주·하이트진로·롯데주류 등 소위 맥주업계 골리앗 3인방을 겨냥한 다윗의 도전에 속도가 붙고 있는 이유는 새로운 맛의 맥주를 찾는 고객들이 해마다 증가함에 따라 수제 맥주의 시장 안착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른바 하우스 맥주라 불리는 수제 맥주들은 소규모 주류 판매점을 떠나 대형 유통 채널로 잇따라 영업 반경을 넓히고 있다. 기존 국내 맥주 맛에 식상함을 느낀 소비자들이 차별화된 맛으로 눈을 돌리면서 외산 맥주가 국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덕분이다.

이로써 수제 맥주 역시 소비자들의 맥주 맛 선호도 변화에 따라 앞으로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맥주 수입 물량은 11만 9,501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 금액 또한 1억1,168만6,000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어섰다.

차보윤 마이크로 브루어리협회 회장은 "수제 맥주 선호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로 미국의 경우 2008년만 해도 1,600개에 불과했던 마이크로 브루어리가 지난해에는 3,600개까지 늘었다"며 "마니아를 넘어 대중들이 찾기 시작한 만큼 수제 맥주 전성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현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