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학생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스노든 관련 질문을 받고 “지금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지만 어딘가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면 스노든은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며 “그는 다른 나라에서 정착하길 원하며 러시아에 남을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푸틴은 이어 미국 정부가 스노든의 제3국 행을 가로 막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스노든은 러시아 영토에 초청을 받아 온 것이 아니며 러시아를 경유해 다른 나라로 가려고 했다”며 “그러나 미국 파트너들이 사실상 그의 이동을 차단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에 겁을 줘 누구도 스노든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 파트너들이 그를 러시아 영토에 가둔 것”이라고 꼬집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스노든에게 러시아 망명 조건으로 미국에 해를 끼치는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를 한 사실도 상기시켰다.
푸틴은 “스노든에게 우리도 미국과 일정한 관계가 있고 당신이 스스로 활동을 통해 미국에 해를 끼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설명했다”며 “그는 그러나 처음에 인권을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나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푸틴은 “스노든은 러시아의 망명 제공 조건을 알고 있으며 최근의 발언으로 보면 자신의 기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모든 것이 명확해진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애초 푸틴의 망명 조건을 거부했던 스노든은 지난주 러시아에 임시 망명을 요청하면서는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스노든은 미국 정보 당국의 광범위한 개인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하고 홍콩에 은신하다 지난달 23일 러시아로 도피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환승 구역에서 3주 이상 머물고 있다.
중남미 국가로 망명하기를 원하는 그는 지난 주 러시아에 임시 망명을 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망명 신청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