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13일 새벽(한국시간) 최근 법원에서 실형선고를 받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마드리드에서 개막된 ‘2007년 스페인 한국 상품전’에 참석, 기아차 전시관을 시찰하면서 김용환 기아차 부사장으로부터 슬로바키아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신제품에 대한 소개를 들은 뒤 불쑥 “회장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이냐“며 “대통령도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내가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위로했다.
이런 발언은 위기론에 휩싸여 있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걱정을 에둘러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서 사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지만 국내 굴지의 그룹 총수라는 점을 알고 있으니 믿어달라는 위로의 뜻인 셈이다. 정 회장은 횡령ㆍ배임 등의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했으며 형이 확정되지 않아 2·12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이어 삼성전자 전시관으로 이동, 보르도 TV가 일본 소니 제품보다 두 배나 많이 팔린다고 하자 “화면도 무척 밝다”고 말했으며 LG전자의 빌트인 주방용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에는 권양숙 여사에게 “우리 새 집 지을 때…”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