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향후 4∼5년 번영 문제없다(홍콩 반환)

◎통신인프라·전문인력 등 세계최고/항만 포화·본토과다투자 등 걸림돌홍콩 금융업의 메카로 불리는 센트럴지역의 홍콩증권거래소. 최근들어 항생지수가 1만5천대를 넘어서면서 연일 밀려드는 매수주문에 전산시스템이 마비될 지경이다. 반환이후 홍콩이 금융센터로서 역할을 유지할 것이라는데 이견을 다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메릴린치사의 트레이딩전략 분석가인 리차드 마골리스는 『홍콩금융시장이 반환이라는 정치적 이슈때문에 혼란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모건스탠리사의 존 워즈워드 아시아담당 회장은 나아가 『금세기말 홍콩의 항생지수는 2만5천에 도달할 것』이라며 앞으로 5년까지를 낙관했다. 이같은 낙관론은 무엇보다 홍콩시장이 갖고 있는 장점을 근거로 한다. 한국은행 홍콩사무소 김종혁소장은 『홍콩시장은 영국인의 상술과 중국인의 상술중 장점만을 결합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증권거래소의 표어는 「말이 곧 채권(My word is my bond)」이다. 정직한 거래관행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또 영국이 심어놓은 자유방임적인 금융정책은「모든 거래에서 행사의 주체는 본인이며 책임도 본인이 진다」는 사고방식을 정착시켰다. 이에 따라 홍콩내 모든 외환거래는 완전한 자유상태다. 원활한 금융거래는 완벽한 통신인프라 덕분이다. 대우증권 홍콩현지법인의 정준호 사장은 『세계 각국의 데이터를 받아보는 금융센터답게 통신지체가 발생하는 일이 없고 통신요금 또한 매우 저렴하다』며 통신인프라에 부러움을 표시했다. 양질의 현지 전문인력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력이 일본, 한국, 싱가포르보다 풍부해 3백80개 이상의 외국계 은행이 밀접해 있어도 어려움이 없다. 이밖에 동남아지역과 비행기거리로 1시간, 동경과 1시간의 시차 등의 지리적 위치는 리얼타임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되고 있다. 이같은 조건과 장점을 가진 홍콩은 반환이후 국제금융센터로서 위상을 더욱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중국이라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배후지와 의 연계가 더욱 강화되기 때문이다. 시장기능면에서 홍콩은 한단계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의 소일섭 재경관은 『홍콩은 국제금융센터로서의 기능을 넘어 동아시아지역의 금융통합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콩의 금융센터 기능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은 것은 아니다. 최근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5∼6%대의 높은 물가상승, 40%에 이르는 부동산가격 상승등이 홍콩번영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다 중국과 거의 일치되고 있는 경제 사이클에 대한 우려가 차츰 강해지고 있다. 대우증권 정준호사장은 『벌써부터 일부에서 중국에 대해 과다투자의 후유증을 예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홍콩이 곧바로 영향을 받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 1백여국 4백60개항을 연결하고 있는 무역중심지로서 홍콩은 그 지위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15%를 넘던 높은 수출성장률이 6%대로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콩 항만시설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었고 높은 운송관련 수수료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같은 비관적인 분위기에도 불구, 무역중심지로서의 홍콩의 지위는 당분간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현대상선의 유창근 홍콩법인장은 『앞으로 4∼5년간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기존 운송업체들이 대형 설비투자를 한 상태인데다 무역서비스 노하우는 이 곳을 따라갈 곳이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중국에 대한 재수출, 수입을 위한 중계무역의 역할은 줄어들더라도 환적 등 무역서비스 중심의 역외무역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운송수요 대부분을 홍콩이 커버하고 대신 나머지 초과물량만 홍콩인근의 중국항들이 소화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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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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