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5월9일] 美, 對이란 금수조치 발동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실질적인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의 힘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미국이 세계의 보안관 역할을 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의 눈을 벗어나서는 국제사회에서 ‘왕따’ 당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미국은 국내적으로는 민주주의와 평화를 추구하면서도 대외적으로는 반민주적ㆍ패권적 폭력을 수시로 행사해왔다. 이율배반적이다. 힘이 곧 정의는 아닌데도 말이다. 미국은 1979년 이란이 호메이니혁명 이후 국제 테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믿었다. 보안관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직접 응징하기는 부담스럽고 우회적인 방법을 택했다. 백악관은 1995년 5월9일 대 이란 무역 및 투자를 사실상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다. 대 이란 금수조치의 정책을 구체화한 이 명령은 미국 기업들에 이란 내 투자를 즉각 중단하고 당시 진행 중인 계약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수 있도록 30일간의 유예기간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란에 있어 미국은 영향력 있는 무역 대상국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란 경제에 대한 미국 금수조치의 직접적인 압박은 그리 크지 못했다. 오히려 이슬람 국가들과 매우 유리한 거래를 해왔던 미국의 석유업체들이 더 큰 피해를 입었다. 다수의 정유회사들은 과거 이란 이라크전 당시 파괴된 유전을 재개발하고 걸프만 지역에서 새로운 가스 및 원유를 개발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 웃긴 일은 금수조치에도 불구, 미국 보안장비 업체들은 이란에서 열린 무역전시회에 상품을 전시하는 등 뒷거래는 여전히 계속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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