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때만 '반짝' 당선후엔 '잠잠'
클릭해봤더니…'시장·도지사 개인 홈피는 선거용?'대부분 업데이트 소홀…아예 접속조차 안되는 곳도게시글 올려도 홍보 치중 '유권자와 소통' 거의 없어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시장님, 시장님! 보고 계십니까?'
지난해 5ㆍ31선거 당시 네티즌 유권자와의 소통을 강조하며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시장ㆍ도지사들의 개인 홈페이지가 당선과 함께 업데이트가 '뚝' 끊겨 해당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네티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부 시장ㆍ도지사의 홈페이지는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지만 대부분 '일방적인' 홍보에 불과해 말로만 네티즌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접속해본 오세훈 서울시장의 네이버 블로그. 말 그대로 '텅 비어 있다'. 프로필과 스케줄ㆍ보도자료가 실렸다는 네이버 홈페이지 소개글이 무색해진다. 그 동안 5만5,000여 명이 다녀간 블로그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썰렁하다. 안부게시판에 방문객들이 가끔 남긴 짧은 글만 보일 뿐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 관리를 담당할 만한 조직이 홍보팀ㆍ비서실 등으로 분산돼 있어 체계적인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앞으로는 모든 개인 홈페이지는 정리한 후 공식 홈페이지 하나로 통일할 생각"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안상수 인천시장, 박광태 광주시장, 이완구 충남도지사, 정우택 충북도지사 등의 개인 홈페이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포털의 홈페이지 소개 글과 달리 콘텐츠가 없거나 접속조차 되지 않는다.
물론 일부 시장ㆍ도지사의 개인 홈페이지에는 새로운 게시 글이 꾸준히 등록되고 있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오는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홍보의 장으로 꾸미고 진행상황을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동정과 도정 등을 자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일방적인 홍보물일 뿐 네티즌 방문객들의 의견을 모으거나 그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은 미니홈피 내에서 찾기 힘들다.
오관영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은 "지난 선거 때 만들어졌던 홈페이지나 블로그 중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거의 없고, 있다 해도 홍보 이외의 기능은 갖고 있지 못하다"며 "지자체장들이 홈페이지라는 공간을 홍보용이 아닌 소통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솔직하게 드러내야 시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휴면 홈페이지는 지속적인 보안관리가 되지 않아 악성코드 유포지로 활용될 수도 있다"며 "대형 포털에서 제공하는 블로그나 미니홈피의 경우도 방명록 등 게시판이 성인광고물로 도배되는 등의 폐해가 발생한다"고 또 다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7/02/23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