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 경영권 다툼 이후 롯데그룹 계열사로는 처음 롯데케미칼(011170)이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A+'의 롯데케미칼은 10월1일 총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주관사로 나서며 3년물과 7년물로 나눠 각각 1,500억원을 발행한다. 롯데케미칼 측은 조달한 자금은 차환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희망 금리밴드는 3년물과 7년물 모두 시가평가금리 대비 -0.13~0.07%포인트로 정해졌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24일 기준으로 롯데케미칼 회사채 3년물과 7년물의 시가평가금리는 각각 1.982%, 2.445%다.
채권시장에서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이후 첫 롯데계열사의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경영권 분쟁 이전까지 롯데 주요 계열사들의 회사채는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발행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모았던 만큼 이번 수요예측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다른 계열사들도 공모 회사채 발행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롯데 계열사들은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지난 7월 말 이후 사모로도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은 데 비해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들은 줄줄이 대기 중이다. 롯데건설이 다음달 1,5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고 △롯데렌탈 1,400억원(11월) △롯데하이마트 3,000억원, 롯데제과 1,100억원(12월) 등의 만기가 예정돼 있다
신용등급 AA+를 앞세워 롯데케미칼이 일단 투자자 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롯데 사태 이후 첫 공모 회사채 발행인 만큼 발행사 입장에서도 미매각 발생은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발행금리를 높게 제시해 투자자들을 모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케미칼의 국내외 대규모 설비 및 지분투자 부담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에 대해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우수한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불확실한 수급과 대규모 설비 및 지분투자 부담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