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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여건 불안한데… 투자전략 어떻게] 당분간 원화강세 국면 지속 가능성… 내수주에 관심 가질 만

원高로 수출업종 부담 커… 백화점·의류·음식료 등 경기소비재 비중 늘려야<br>현대백화점·휠라코리아 등 모멘텀 강한 종목 주목을




미국의 재정상황이 불안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2,0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는 내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폐쇄에 돌입했다. 여기에 오는 17일까지 부채한도 증액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미국 정부는 디폴트 상황에 빠진다.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국내 증시 자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부채한도 증액협상은 차원이 다른 얘기다. 만약 오는 17일까지 부채규모 상한선을 올리는 데 실패한다면 부채가 16조7,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정부는 그야말로 패닉에 빠지게 된다. 미국의 부채상한선은 지난 1960년 이후 78번이나 무난히 상향조정 되어왔기 때문에 협상이 불발될 경우 마땅한 대응책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자들은 투매에 가까울 정도로 주식을 팔아 치우고, 만기가 돌아온 국채상환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채권시장에도 대혼란이 예상된다. 이 여파로 단기금리가 급등하면서 자금줄이 막히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미국의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은 달러약세로 이어져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해 1,750선을 밑돌고 있다.

불안한 대외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이 강세를 보이는 현재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어떤 투자전략을 짜야 할까.

전문가들은 내수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회복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당분간 원화강세 국면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내수주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8월 산업활동동향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경기회복 동력이 수출에서 내수로 확산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내수는 전월 대비 2.9%, 수출은 1.5% 늘어 내수의 성장세가 더 컸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는 2.5%나 늘었다. 금융ㆍ보험ㆍ운수업 등의 개선으로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 대비 0.7% 늘어 3개월 만에 상승 반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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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강세로 수출업종의 부담이 커졌다"며 "내수는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미국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기대치가 오르기엔 이른 감이 있다"며 "10월에 발표되는 중국 국내총생산(GDP) 이후 경기전망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수출주가 다시 한번 시장을 주도하는 장세가 전개될 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수출주와 내수주간의 순환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흐름 속에 KDB대우증권은 10월 투자포트폴리오에 내수주를 추가했다. KDB대우증권은 경기민감주 중에서도 그 동안 소외되었던 내수주로의 비중 이동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주를 집안에서 소비하는 음식료 등의 인도어 내수주, 집 밖의 활동과 관련이 높은 의류ㆍ소매ㆍ레져 등 아웃도어 내수주로 나누어 볼 때 최근 아웃도어 내수주의 상대적 약세가 지속되어 왔다는 것이다.

NH농협증권 역시 비슷한 시각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대외여건 불안으로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해 당분간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며, 단기 투자전략은 시가총액 상위업종의 비중을 줄이고 내수주와 중소형주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백화점, 의류업종 등 경기소비재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하고 있다. 백화점 중에서는 코엑스점 리뉴얼을 마친 현대백화점을, 의류업종에서는 휠라코리아를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의류 매출 증가의 수혜가 큰 종목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음식료 업종에서는 롯데칠성, 농심을 우선 투자종목으로 추천했다. 경기에 후행하는 특성상 단기 실적 개선은 어렵겠지만, 4ㆍ4분기에는 곡물가격 안정 및 마케팅비용 축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여영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수소비재 중에서도 경기소비재 비중을 늘리길 권한다"며 "개별 모멘텀이 강한 업체에 우선 투자하고, 업종 전반에 대해서도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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