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고위 경영진이 2005년부터 대우차 부평공장을 1일 2교대 체제로 가동키로 함에 따라 부평공장의 앞날이 명확해 졌다.특히 GM이 디젤 승용차 개발 등 2010년까지 중ㆍ장기 생산 계획을 마련하고 대우차를 전략적인 생산ㆍR&D 기지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혀 대우차의 하청기지화 논란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평공장, 늦어도 2005년 말 인수
래리 재너 'GM-대우' 총괄부사장 내정자는 "칼로스를 생산하는 부평 1공장은 계획대로라면 2004년 상반기에, 레간자ㆍ매그너스를 생산하는 2공장은 2005년에 2교대가 가능할 것"이라며 "1교대 잔업 정도는 2003년 3~4월께 먼저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평 1공장은 판매 부진 등으로 잔업 없이 주 6일, 2공장은 주 3일 근무에 그치고 있다.
GM은 인수조건으로 당초 본계약상에 ▦노동생산성 연평균 4% 향상 ▦GM 품질 기준 만족 등 4가지를 내걸었으나 사실상 '6개월 연속 2교대 체제 가동' 여부가 부평 공장의 매각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대우차, 전략적 생산ㆍR&D 기지로 육성
재너 부사장은 "부평 기술연구소는 호주처럼 아ㆍ태 지역을 비롯한 전세계를 겨냥한 전략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GM의 핵심기술 연구는 미국 본사, 독일 오펠사 등 3곳만 담당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는 GM이 대우차를 세계적인 연구기지로 육성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GM은 또 2010년까지 '대우 중장기 생산 계획'도 처음으로 밝혔다. 재너 부사장은 "오는 9월 누비라 후속 'J-200(프로젝트명)'을, 내년 11월 마티즈 후속 'M-200'을 출시하고 2005년에는 중ㆍ대형차인 레간자ㆍ매그너스 후속 모델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대우차는 약점으로 지적돼온 중ㆍ대형, RV 등의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GM은 특히 대우차에서 디젤 승용차를 개발, 유럽 시장을 공략키로 했다.
그는 또 "GM의 첨단 기술을 대우는 물론 모든 공장이 혜택을 누리도록 할 방침"이라며 "GM의 파워트레인 박스나 엔진 등을 대우차가 활용토록 하고 부평 공장의 '패밀리1' 엔진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약간의 수정을 거쳐 다른 해외 공장에서 생산토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GM의 청사진이 계획대로 진행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노조 관계자는 "대우차의 중장기 계획이나 임금 인상 등의 요구에 대해 GM측은 신설법인 출범 뒤 잘 되면 검토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내수 판매나 수익성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약속도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최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