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회공헌과 자율경영 나서는 삼성

삼성그룹이 7일 8,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회공헌 재단을 설치하고 그룹 구조조정본부의 권한을 축소해 계열사 자율경영을 중시하는 그룹개혁조치 방안을 내놓았다. ‘안기부 X파일’사건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신병 치료차 출국했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5개월 만에 귀국하면서 이미 예견되었던 삼성의 개혁방안이 이처럼 이른 시일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한해동안 삼성이 국민여론의 부담을 얼마나 심각하게 느끼고 있었는가를 짐작하게 한다. 특히 공소시효가 지나 X파일 사건은 이미 일단락됐지만 아직 에버랜드 CB 편법증여 사건은 지난해 1심 판결에서 관련 임원들이 배임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데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귀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이 귀국 때 ‘국제적 경쟁 속에 주위를 살피지 못했다’는 언급은 삼성을 둘러싼 이 같은 현안을 그동안 소홀히 했다는 자평으로 여겨진다. 삼성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현안을 원만히 풀어나가야 한다는 판단이기도 하다. 특히 그동안 삼성이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해왔지만 주로 회사 돈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에 사재를 출현해 사회공헌 재단을 설립하기로 한 것은 높이 평가돼야 할 것이다. 사실 선진국의 대기업에서 보듯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것이다. 나눔과 상생의 경영은 일류기업의 필요조건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는 일부 악덕 기업인들로 인해 건전한 기업까지 싸잡아 매도하는 반기업 정서가 만연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반기업 정서가 강할수록 국가경제의 미래는 어둡다. 이번 삼성그룹의 사회공헌과 조직개혁 플랜이 만성적인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삼성그룹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일류 기업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삼성과 같은 일류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 이건희 회장의 사재로 만들어지는 대규모 사회공헌재단과 자율경영을 중심으로 하는 그룹개혁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함으로써 삼성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내고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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