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낙폭과대·내수株 사들인다

지난달 '매도세'서 벗어나 SK에너지·신세계·KB금융등 입질<br>유럽 위기 해소안돼 아직 본격 매수세 전환으로 보긴 힘들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달 폭풍 같은 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은 최근'사자'세로 돌아서면서 증시의 우군(友軍)으로 모습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수 업종은 이전과 달라졌다. 기존 정보기술(IT)와 자동차등 주도주 일변도에서 벗어나 낙폭이 큰 종목이나 일부 내수업종에 집중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아직 매수세로 전환했다기보다는 매도세의 둔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외국인 이틀 연속 순매수=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에 비해 2.29포인트(0.14%) 상승한 1,664.13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이틀 연속으로 현물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달에만 무려 6조2,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를 바닥으로 끌어내렸던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순매수로 돌아선 후 국내 증시에 다시 '입질'을 하는 모습이다. 이번주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3거래일 동안 순매수하며 3,167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리스크가 컸던 지난달에는 외국인이 채권을 사고 주식을 팔았는데 이달 들어서는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원화 강세와 이머징마켓의 모멘텀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개선이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매도세 둔화에 초점=외국인이 최근 들어 순매수에 나섰지만 지난달 매도규모가 워낙 컸다는 점에서 기조를 확실하게 전환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최근 매수세를 표면 그대로 이해하기보다는 매도의 정점이 지나는 과도기적 단계로 이해하는 게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달 외국인 매도세의 근본 원인이었던 유럽의 재정위기가 여전히 살아있는 가운데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의 채권수익률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아직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눈에 띄게 누그러뜨러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매매기조는 아직까지 매도세를 완화시키고 있는 수준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당분간 순매수와 순매도를 번갈아 가는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낙폭과대주와 내수주에 매수세 집중=최근 외국인의 변화된 모습은 매매종목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4월까지 주로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에 대해 공격적인 매수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주로 낙폭과대주와 유통이나 금융 등 내수주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벗어난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800억원)를 비롯해 LG전자(777억원), NHN(736억원), SK에너지(729억원), 신세계(672억원) 등을 주로 매집했다. 이어 KB금융∙포스코∙기아차∙현대차∙신한지주 등에 대해서도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말 두바이 쇼크와 올 1월 후반 그리스문제로 급락했다가 반등하는 과정에서 IT와 자동차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매수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 종목을 보면 국내 증시의 반등이 주도주 중심의 상승이라기보다는 소외주의 순환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낙폭과대주 등에 대해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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