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도 넘은 방송 제작 윤리성

[기자의 눈] 도 넘은 방송 제작 윤리성 뉴미디어부 김영필 기자 peterpig@sed.co.kr "우리만 그런 게 아니고 다들 연출합니다. 솔직히 시청자들도 다 알고 보는 거 아니겠습니까?"(모 케이블 방송사 편성 PD) 방송 프로그램의 조작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담당자의 대답은 이같이 충격적이었다. 담당 PD는 프로그램을 거짓으로 구성한 것은 맞지만 자신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여기에 시청자들도 알면서 즐기는 거 아니냐며 '공범론'까지 제기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도덕적 해이 현상이 방송계에 널리 퍼져 있다는 점이다. 방송 내용을 과장하는 정도는 이제 우습다. 케이블ㆍ위성 드라마 버라이어티쇼 채널인 tvN의 '독고영재의 현장르포 스캔들'은 재연 프로그램임에도 시청자들이 실제 상황으로 오인할 수 있도록 방송을 해 방송위로부터 '시청자에 대한 사과' 처분을 받았다. SBS의 '잘살아보세'는 한 60대 가장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4명의 딸이 게으르고 무능력한 존재라고 실제와는 다르게 방송해 물의를 일으켰다. 케이블ㆍ위성 코미디TV의 '알콜제로'도 미리 선정된 출연진을 방송에 내보내 시청자들을 우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방송 제작진이 이처럼 조작의 유혹에 빠지는 것은 결국 시청률 때문이다. 더 강력하고 자극적인 소재를 통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려는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처음 한두 번은 속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청자들을 TV에서 떠나게 하는 역효과만 불러온다. 이런 상황인데도 방송은 거꾸로만 가고 있다. '높은 시청률=성공=시청자들의 지지'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자극적인 프로를 통해 시청률이 잘 나온 들 그것이 제대로 된 프로그램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드물다. 즐거움에도 질이 있고 시청자들은 이를 귀신 같이 판단해낸다. 한 사람의 눈은 속일 수 있어도 열 사람, 백 사람의 눈은 속이기 힘든 법이다. 입력시간 : 2007/03/2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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