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박스권 탈출 정말 어렵네

주식시장이 1,300대 전반의 박스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날까지 연 나흘 '찔끔'이나마 오름세를 이어가며 1,350선 근접을 시도하던 코스피지수는 21일 닷새일만에 다시 약세로 돌아서며 투자자들로 하여금 1월 조정장이후 지속되고 있는 '에너지 부족'을 절감케 하고 있다. ◆ 美 금리.기술주 실적에 또 제동 = 증시 전문가들은 재료와 모멘텀, 매수세부재의 '3중고'에 시달리는 코스피지수가 이번 주에도 박스권 탈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왔다. 박스권 탈출 엔진에 불을 붙여줄만한 소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1월 중순 이후 시장을 압박해온 미국의 금리문제가 오는 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또 시장의 부담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형편이다. 미국의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클럽에서 행한 연설도 이런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FRB의 통화정책이 더 긴축적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모호한 입장을 보여 방향성 탐색중인 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 것이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1.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 이미 이달 초순부터 제기돼온 것이지만 이제 실제치에 근접한 추정이 나오기 시작하는 3월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다시 한 번 시장의 심리를 짓누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외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실적 추정치와 목표가를 내려잡는 상황에서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사장은 이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른 사업부문은 계절적 요인이 있지만 반도체부문의 1.4분기 매출은 작년 4.4분기와 비슷하고 이익은 다소 감소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해 시장의 기대치를 더욱 낮추게 만들었다 삼성전자외에도 이미 하이닉스와 삼성SDI, LG전자 등 주요 기술주의 실적전망은하향 일로를 걷고 있으며 증시의 기술주 분석가들은 "긴 호흡으로 매수하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1.4분기 실적발표철에는 기대할 것이 없으니 단기 주가흐름에 연연하지 말고 주식을 사두고 묻어두든지, 매수를 늦추든지 하라는 권유의 또다른 표현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스피지수는 1,350선을 눈앞에 두고 숨을 헐떡이며 다시 하락쪽으로 방향을 틀어 이날 오전 11시20분 현재 전날보다 3.85포인트 내린 1,343.67에 머물고 있다. ◆ 여전히 낙관론 우세하지만..= 상황이 이렇지만 증시의 투자전략가들은 여전히 낙관론쪽으로의 기대감을 거두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시황전망에서 수급에서의 개선조짐과 일본 증시의 상승세 등을근거로 중기적으로 시장의 흐름은 긍정적이라는 진단과 함께 중기적으로 볼 때 시장의 방향은 상승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고 문제는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훈 애널리스트는 "이런 관점은 지수방향성이 3월말 미국의 금리결정과 3월말 이후 기업의 성적표 확인과 같은 경과과정을 거쳐야 가시화될 것이라는 판단에근거한다"고 강조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도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연장으로 인한 현재의우려는 현실을 한 발짝 앞서 나간 것"이라며 "5월을 고비로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중단되고 주가도 이에 화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중기 낙관론'에 근거한 증시 전략가들의 '독전'에도 불구하고 단기간내시장의 심리적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힘든 상황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증시의 거래량 ▲IT제품가격과 환율 ▲미국의 장기금리 ▲프로그램 매도차익잔고 등 4개의 나침반중 IT제품가격을 제외하면 나머지 요인들이 최소한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임을 들어 "상승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두 달 넘게 이어온 조정으로 매물대가 두터워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 강한 에너지와 상승촉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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