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방민준 골프세상] 녹색 누에 18마리

고성 노벨CC 조감도

녹색 누에 18마리 녹색 누에 18마리 산자락에 누워 있다 길거나 짧고 마르거나 살 찐 녹색 누에 18마리 녹색 누에 18마리 산자락을 갉고 있다 호수와 계곡을 품고 숲을 휘감은 채 꿈꾸듯 누운 녹색 누에 18마리 누에에 달라붙은 개미들 14개의 창칼을 들고 깃발 펄럭이는 정수리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달려가지만 미동도 없는 녹색 누에 18마리 정수리에 올라 깃발을 뽑아들고 욕망의 씨앗인양 하얀 알을 구멍에 집어넣지만 조용하기만 한 녹색 누에 18마리 참았던 숨을 토해내며 승리를 자축하지만 누에 정수리에 깃발을 다시 꽂을 때 개미들은 깨닫네 언제나 거기 있는 녹색 누에 18마리 *비행기에서 내려단 본 지상의 골프장은 보는 이에 따라 느낌이 다를 것입니다. 저에겐 산자락에 누에가 누워 있는 듯 보였습니다. 인간들은 조용히 누워 있는 누에를 정복하겠다고 기를 쓰지만 산자락에 누운 누에는 꿈쩍도 않지요. 매번 마지막 홀을 벗어날 때 무모하게 덤벼들었음을 깨닫지만 도전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또한 골퍼의 숙명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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