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img.sednews.com/2008/12/23/1HSZTRSZ8G_1.jpg) | 고성 노벨CC 조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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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누에 18마리
녹색 누에 18마리
산자락에 누워 있다
길거나 짧고
마르거나 살 찐
녹색 누에 18마리
녹색 누에 18마리
산자락을 갉고 있다
호수와 계곡을 품고
숲을 휘감은 채
꿈꾸듯 누운
녹색 누에 18마리
누에에 달라붙은 개미들
14개의 창칼을 들고
깃발 펄럭이는 정수리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달려가지만
미동도 없는
녹색 누에 18마리
정수리에 올라
깃발을 뽑아들고
욕망의 씨앗인양
하얀 알을 구멍에 집어넣지만
조용하기만 한
녹색 누에 18마리
참았던 숨을 토해내며
승리를 자축하지만
누에 정수리에 깃발을 다시 꽂을 때
개미들은 깨닫네
언제나 거기 있는
녹색 누에 18마리
*비행기에서 내려단 본 지상의 골프장은 보는 이에 따라 느낌이 다를 것입니다. 저에겐 산자락에 누에가 누워 있는 듯 보였습니다. 인간들은 조용히 누워 있는 누에를 정복하겠다고 기를 쓰지만 산자락에 누운 누에는 꿈쩍도 않지요. 매번 마지막 홀을 벗어날 때 무모하게 덤벼들었음을 깨닫지만 도전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또한 골퍼의 숙명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