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월요초대석] 남궁훈 신임 예금보험공사사장

대담= 崔性範 정경부 금융팀장『금융기관들의 경영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부실을 사전에 방지하는데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남궁훈 신임 예금보험공사사장은 『보험공사의 설립 취지가 예금보험 사고를 방지하는데 있는 만큼 금융기관들이 부실화되지 않게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南宮 사장은 『올해중 10조5,000억원의 채권을 신규로 발행해 외국에 인수되는 제일, 서울은행 등 부실 금융기관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최근 은행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종금사 지원분 6조원 회수문제도 관계당국과 협의를 거쳐 조만간 해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빛은행에 대한 출자지원금 회수와 관련, 『해외시장에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일부를 뽑아내고 국내 증시여건을 보아가며 보유주식을 단계적으로 매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_예금보험공사를 아직 모르는 국민들이 많은데 주로 어떤 일을 합니까. ▲예금자 보호를 통해 금융제도를 안정시키는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입니다. 금융기관으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기금은 조성한 다음, 금융기관이 파산해 예금을 돌려줄 수 없을 때 대신 내주는게 기본업무입니다. 또 부실 금융기관의 인수합병을 알선하고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자금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_지난해 활동을 소개해주시지요. ▲모두 32조3,000억원의 예금보험기금을 조성해 75개 부실 금융기관의 예금자에게 14조6,000억원을 돌려주었습니다. 인수은행과 보험사 등에 6조9,000억원을 출연했고 합병은행에 6조3,000억원 가량을 증자지원금으로 보탰습니다. _제일은행과 서울은행 등을 처리하면서 앞으로 들어가야 할 자금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 부족하지는 않을까요. ▲기금 가운데 21조150억원을 예금 대지급 등에 사용했기 때문에 지금 갖고 있는 돈은 11조원이 조금 넘습니다. 올해중 10조5,000억원의 채권을 추가로 발행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부실규모가 어느 정도가 되느냐에 따라 국고나 공적자금이 계속 지원되기 때문에 자금소요가 상당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_최근 공사발행 채권이 전량 유찰되기도 했는데 추가발행이 쉬울까요. ▲지난해말 15%짜리 고금리에 발행했던 것을 저금리로 차환발행한 물량이 유찰된 것입니다. 대응방안을 강구해보겠습니다. _금융기관에 계속 자금이 나가고 있는데, 어떻게 회수할 것입니까. ▲앞으로 예금공사가 가장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분야입니다. 망한 데서 채권을 회수하다보니 건지는 게 많지 않아요. 그렇지만 최대한 챙길 생각입니다. 부실을 야기한 경영진과 책임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추궁할 것입니다. _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지요. ▲금융기관을 망하게 만든 사람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자는 것입니다. 「채권관리실」이라는 전담조직을 구성해 다음달부터 활동에 들어갑니다. 20여명의 채권추심회수 전문가를 확보했습니다. 부실 금융기관 경영진의 은닉자산을 끝까지 추적해서 회수할 겁니다. _금융기관이 쓰러진데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텐데요. 경영진의 책임범위는 어디까지라고 보십니까. ▲고의나 관리상 중대과실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겁니다. _경영진 책임추궁의 주대상은 어디입니까. ▲지난해 퇴출된 은행과 종금사 전체입니다. 거래기업까지 조사할 계획입니다. 이들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어간 뒤 고의부도를 냈거나 자금을 횡령한 기업주들에게도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예금도둑 잡는 포도청」이라고나 할까요. _채권회수업무 효율화를 위해 또 다른 방안을 생각하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요. ▲현행 제도에서는 예금 대지급금의 회수방법이 해당 금융기관의 파산재단으로부터 채권을 배당받아 회수하는데 한정되어 있습니다. 예금공사는 우선 채권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파산재단에 감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현행 제도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_최근 조직을 개편키로 했는데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셨는지요. ▲채권관리실을 만들어 채권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경영분석실」을 설치해 금융기관들의 부실징후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전 직원이 100여명 밖에 안돼 업무추진에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조직확대나 증원은 가급적 최소화하겠습니다. _예금공사가 설립 목적과는 달리 구조조정 지원기관으로 자리를 굳힌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금융감독원과의 업무영역 구분도 명확치 않은 것 같고요. ▲금감원은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감독을 하는 곳이고, 예금공사는 보험사의 역할을 합니다. 금융기관이 부실화되지 않도록 예방한다는 측면에서는 취지가 같습니다. 금융기관들의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점검기능을 지금은 금감원에서 해주고 있는데, 예금공사도 이 기능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_그렇다면 금감원과 예금공사가 각각 감독권이나 조사권을 행사하게 돼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시어머니를 2명 모시는 셈이 아닌가요. ▲일선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검사 수감의 중복에 따른 불편을 주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금감원과 협조를 통해 공동검사 등의 방법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_한빛은행을 국가적 프로젝트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금감위는 경영을 경영진의 자율에 맡기겠다고 발표했는데, 대주주인 예금공사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주주로서 경영을 감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 분기별로 구조조정이행 노력을 살펴보고 미흡하다면 시정토록 할 겁니다. 최대주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이행해야지요. _한빛은행에 대한 출자지원금은 어떻게 회수할 겁니까. ▲경영지표가 좋아져 주가가 올라가면 국내 증시에서 단계적으로 지분을 매각할 생각입니다만 국제시장에 주식예탁증서(DR)로 매각해 상환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금공사의 보유주식을 DR의 형태로 해외에 파는 셈이지요. _제일은행이나 한빛은행 등이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데, 예금공사도 배드뱅크를 세울 계획은 없습니까.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예금공사의 자회사일수도 있고 제일은행에 별도계정을 만들어 운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 성업공사와 협력해 부실자산 처리를 위한 특별기구를 둘 수도 있지요. 금감위와 예금공사, 성업공사가 팀을 만들어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_종금사에 자금을 지원했던 은행들의 불만이 많습니다. 예금공사가 한국은행에서 빌린 공적자금을, 통로만 제공했던 시중은행더러 갚으라하니 어불성설이라는 겁니다. ▲6조원 가량 됩니다. 결국 예금공사가 갚아야 할텐데 재원이 문제입니다. 재경부나 한국은행 등과 상의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결론이 날 겁니다. _예금보험료를 차등화하겠다고 최근 발표하셨는데, 어떻게 적용하실 계획입니까. ▲평가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선진국의 실태를 케이스 스터디하고 있습니다. BIS비율이나 자산기준 등을 마련해 올해안에 시스템을 갖출 것입니다. 차등화조치가 시행되면 금융기관들도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보험료를 비싸게 내는 곳은 사실상의 부실 금융기관으로 낙인찍히게 될까봐 고민입니다. _일부 예금자들이 고금리에 현혹돼 아무 금융기관이나 거래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금융기관의 부실에 대한 책임은 주주와 임직원, 예금자가 분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IMF 이전까지는 1인당 2,000만원을 한도로 예금을 보호해왔습니다만,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2000년말까지에 한해 원금을 전액 보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01년부터는 다시 2,000만원으로 축소됩니다. 고객들도 이자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금융기관이나 거래하지 말고 자신의 재산은 자신이 지킨다는 생각으로 우량기관을 선택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정리= 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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