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에이징 파워

[로터리] 에이징 파워 김기협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이시형 박사가 ‘에이징 파워(Aging Power)’라는 책을 냈다. ‘자신 있게 삽시다’ ‘배짱으로 삽시다’ 등의 명제를 제시해 우리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그가 이번에는 나이 듦의 희망을 제시하고 있어 반갑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고 밝힌 뒤 고령화 쇼크를 이기기 위해서는 ‘에이징 파워’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이 들어갈수록 강해지는 힘을 사회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 박사에 의하면 55~75세까지는 ‘YO(Young Old)’, 즉 젊은 고령자 세대다. 75~85세까지가 O(Old), 85세가 넘어야 비로소 OO(Old Old)라는 것이다. 따라서 YO 세대는 더 이상 노인이 아니라 건강하고 의욕 넘치는 신(新) 중년층이라고 진단한다. 수적으로도 620만명, 전체 인구의 14%나 된다. 62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뒷방으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구성원 대다수가 경륜ㆍ지혜ㆍ혜안 등의 덕목을 인정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갖추기에 공을 들인다면 우리 사회에 적잖은 활기가 될 것이다. 의욕 넘치면서도 신중한 일꾼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는 기업이나 봉사ㆍ인정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14%나 되는 인구가 희망을 가지고 남은 생을 열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고령화 문제는 저출산 현상과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우리나라의 여성 1인당 출산율은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지만 육아나 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출산장려정책은 그 한계가 분명하다. 고령화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일하는 인구보다 놀고 있는 인구가 더 많다는 데 있다. 따라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그냥 놀게 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경험을 재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극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저출산ㆍ고령화’ 문제의 해법이 될 듯하다. YO 세대의 노동력 못지않게 매력적인 것이 구매력이다. 이들은 어떤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풍요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다. 여행이나 취미생활 등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투자할 줄 안다. 따라서 이들이 인생을 이모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 이모작으로 수확한 결실들을 사회성장의 거름으로 삼는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꿩도 먹고 알도 먹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자신의 나이에 0.7년을 곱한 나이가 실질적 나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벗어 나를 주오’가 어른을 대하는 최고의 미덕이던 시대는 지났다. YO 세대가 진정 원하는 것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짐을 대신 들어주기보다 그 짐을 나눠 들고 함께 나아가는 것이다. 입력시간 : 2007/08/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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