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증시에 대안투자 매력 부각…기관 매수세 꾸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전기ㆍ가스 등 유틸리티 업종이 꿈틀대고 있다. 동절기 가스ㆍ전력 수요 확대라는 확실한 호재를 안고 있어 변동성 장세속에서 대안을 찾는 기관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가스공사는 전일 보다 0.92% 오른 3만8,450원에 장을 마쳐 나흘 연속 올랐고 지역난방공사(0.49%), 인천도시가스(0.48%) 등 유틸리티 종목이 기관 매수세에 힘 입어 동반 강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강세는 코스피가 30포인트 하락하는 가운데였기 때문에 더욱 돋보였다. 최근 유틸리티 종목 주가를 움직이는 힘은 바로 가스ㆍ전기 요금 추가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다. 정부는 지난 8월 전기요금을 4.9%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초 가스요금을 평균 5.3% 올렸다. 하지만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고 외부 차입으로 현재 원가 이하 요금체계를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점에서 내년에는 추가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제 신용평가사가 최근 한전, 가스공사 등의 신용등급을 낮춘 것도 ‘요금인상’의 기대를 더욱 키웠다. 무디스는 최근 한국전력의 자체신용등급(외부 지원가능성을 배제한 신용등급)을 두 단계 하향 조정했고 한국가스공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실제 신용등급이 낮춰질 경우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모두 외부 차입 비용이 급증해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가 이하의 요금체계, 높은 전력 수요증가율, 무디스의 자체신용등급 하향, 내년부터 시작되는 대규모 설비투자 등의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전기 요금 인상을 위한 명분은 충분하다”며 “특히 한국전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배 이하라는 점에서 긴 호흡으로 매수에 가담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요금 인상 기대가 높은 것은 가스업종도 마찬가지.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는 부채비율이 높아 추가 차입 여력이 점차 감소할 수 밖에 없다”며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한국가스공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안정적인 가스공급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틸리티 ‘대장주’로 꼽히는 한국전력은 이날 3% 가까이 올랐으나 장 막판 약세로 돌아서면서 -0.41%로 하락 마감했다. 한국전력은 이날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도는 3ㆍ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한국전력은 올 3ㆍ4분기 영업이익 1조4,81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보다 18.2% 감소했지만 전 분기 에 비해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공시했다.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 기준 1조2,438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8월 전기요금 인상분 반영, 발전 원가 하락 등에 힘 입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요금인상 시기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단순히 인상 기대만으로 유틸리티 업종 비중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정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요금인상에 대한 당위성은 높아졌지만 인상시기나 인상폭에 대해서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는 것은 금물”이라며 “연료비 연동제로 구조적 개선이 이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제도 실시는 아직 유보상태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