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안정서 수익으로" 투자전략 변화


보건복지부가 3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확정한 국민연금 운용방안은 ‘안정’에서 ‘수익’으로의 전략 변화를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글로벌 저금리 기조에서 안전자산인 채권에만 의존해서는 목표수익률을 달성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국민연금의 변화가 외국인에게 휘둘려 왔던 국내 증시의 유동성 기반을 강화시켜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복지부가 확정한 2012~2016년 국민연금기금 중기 자산배분안에 따르면 현재 전체 기금운용자산 중 주식투자 비중은 지난해 말 23.2%에서 2016년말 30% 이상으로 최소 6.8% 포인트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주식투자규모도 지난해 말 74조9,000억원에서 169조5,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기금운용자산 규모가 지난해말 323조6,000억원에서 5년 뒤 565조원으로 70% 이상 늘어남에 따라 주식 투자 규모도 대폭 확대되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앞으로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난다는 점이다. 자산배분안에 따르면 국내 주식비중은 지난해말 17%에서 2016년에는 20%까지 늘게 된다. 5년후 기금운용 규모가 565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에만 113조원이 투입되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말의 55조원에 비해 두 배 이상(58조원) 많은 것이다. 반면 안전자산인 채권투자 비중은 71%에서 60% 미만으로 줄어들고 국내 채권 비중도 66.9%에서 60% 미만으로 줄어들어 대조를 보였다 국민연금이 이처럼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한 것은 최근의 글로벌 저금리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국민연금이 제시한 목표수익률은 6.5%. 하지만 최근 채권 투자 수익률은 4~5% 수준에 불과하다. 목표 수익률에 1.5~2.5%포인트나 부족한 것이다. 결국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수익성 있는 곳에 투자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국민연금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채권 투자를 했을 때 누적 수익률이 7% 정도 나왔는데 지금은 4~5% 수준까지 떨어졌다”라며 “결국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현재 12%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주식(투자)에서 수익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국내 주식비중 확대의 이유를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이러한 행보는 외국인에 휘둘리고 있는 국내 증시의 자생력을 높이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배분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주가 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증시에 매년 최소 5조원 이상의 신규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저금리로 인해 채권 투자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주식 등에 대한 투자는 예상보다 공격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국민연금 자산배분계획으로 국내 증시의 신규 자금 유입을 촉진하고 증시 체질을 구조적으로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외국인들에 의해 좌지우지됐던 증시가 국내 자금 중심으로 안정적인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이를 통해 국내 자금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개인들의 금융자산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풍부해진 시중 자금이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증가와 맞물려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비중 확대와 랩어카운트 등을 통한 개인 투자의 확대가 국내 증시의 역학구도를 바꿀 수도 있다”라며 “이는 결국 증시의 기반을 탄탄하게 만드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확대가 중장기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이를 단기 호재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김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투자를 놓고 단기 호재로 해석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장기적으로 접근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