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없이 시세 문의만…"<br>"8·31대책 발표 전후가 꼭지…호가에 큰 변화없어" <br>"분위기만 달아올라 정부 감시대상 될라" 되레 경계
|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신도시 예정지 주변 중개업소는 27일 정부의 송파신도시 개발계획 발표에도 차가운 날씨만큼이나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있다. |
|
정부가 송파 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한 27일 인근 부동산시장은 차분하다 못해 한산한 분위기였다.
거여ㆍ마천동 등 신도시 예정지 주변 중개업소들은 연말인데다 차가운 날씨 탓인지 드나드는 손님조차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이따금씩 전화가 걸려오지만 대부분 시세를 확인하는 정도일 뿐 실제 거래를 위한 상담 등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이 일대 중개업소들은 신도시 개발계획 발표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이 지역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8ㆍ31 대책 발표 전후가 주변 아파트 값이나 재개발 지분 시세가 꼭지였다”며 “거래도 안되는데 괜히 분위기만 달아올라 정부의 감시대상이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우려했다.
신도시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세가 크게 올랐을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 있었다. 8ㆍ31 대책 발표 이후 시세가 거의 없는데다 심지어 상당수 중개업소들은 “8ㆍ31 대책 발표 전후가 꼭지였다”는 분석까지 내놓으며 한숨을 쉬었다. 거여동 세신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이달 초 잠깐 거래가 이뤄지긴 했지만 대부분 시세보다 싸게 나온 급매물”이라며 “호가는 큰 변화가 없지만 매도-매수자간 가격차가 너무 커 의미조차 없는 시세”라고 말했다.
거여지구 도시개발 17평형이 1억6,000만~1억7,000만원, 25평형은 3억~3억7,000만원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지만 일부 다주택 보유자를 제외하고는 신도시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을 내놓지도 않고 있는 상황이다. 주변 거여 뉴타운 일대 재개발 지분 역시 같은 상황이다. 지난 8월 송파 신도시 개발방침이 처음 전해진 직후 평당 200만~300만원 정도 값이 급등했지만 그 이후로는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다.
이 지역 참조은공인 관계자는 “8ㆍ31 대책 발표를 전후해 오른 가격이 매수자들로서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듯하다”며 “시세만 알아보고 되돌아서는 수요자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현재 거여 뉴타운 일대 재개발 지분 가격은 무허가 건물이나 구옥이 평당 2,100만~2,200만원, 연립 등은 평당 2,300만~2,500만원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지만 이 가격에는 좀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정부의 신도시 조성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거래가 크게 활성화되거나 값이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거여동 114공인의 문영애 사장은 “거래는 일반적으로 집값 상승 초기에 많이 이뤄지는데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당분간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 때문인지 지금은 그런 기대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일부이긴 하지만 다주택 보유자들이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신설과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처분하려고 급매물을 조금씩 내놓고 있는 것도 가격상승을 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려는 사람 역시 생애최초주택자금대출 등을 활용한 실수요자가 대부분이어서 신도시 ‘후광효과’를 노린 가수요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B공인의 한 관계자는 “거여ㆍ마천동 일대는 송파구 내에서도 가장 낙후된 곳”이라며 “신도시 개발계획이 나오긴 했지만 아직 먼 얘기이다 보니 실수요자들조차도 생활이나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오금ㆍ가락동 일대 아파트를 더 선호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