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즉흥적 몸짓, 음악과 하나되다

벨기에 로사스 무용단 첫 내한공연<BR>14일부터 LG아트센터



즉흥적 몸짓, 음악과 하나되다 벨기에 로사스 무용단 첫 내한공연14일부터 LG아트센터 장르간의 벽을 허무는 다양한 시도로 주목받고 있는 벨기에 로사스 무용단 빛 바랜 황금벽지에 연기 자욱한 텅 빈 무도회장. 천정에는 유난히 커 보이는 샹들리에가 걸려있다. 레코드테이프에서 ‘Bitches Brew’를 외치는 소리가 들리자 무대에는 무용수들이 하나씩 등장한다. 정돈되지 않은 듯, 느슨해 보이는 옷차림의 무용수들이 각자 음악의 느낌에 따라 통일되지 않은 몸짓으로 무대를 배회한다. 비트가 강력해지자 무용수들의 몸짓도 에너지를 뿜어낸다. 음악에서 흘러나오는 강력한 북소리가 마치 이들에게 명령이라도 하는 듯 하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장르간의 벽을 허무는 다양한 시도로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벨기에 로사스 무용단이 2003년 초연한‘비치스 브루/타코마 협교’의 도입부다. 로사스 무용단은 틀에 박힌 무용언어에서 벗어나 힙합, 브레이크 댄스 등 무용수들의 육체적 한계가 의심스러울정도의 강렬한 춤사위를 보이면서 여러 페스티벌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무용의 중심에 서있는 로사스 무용단이 14일부터 16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다. 국내 선보일 작품은 ‘비치스 브루/타코마 협교’. 제목은 퓨전음악의 전설 미국 작곡가 마일즈 데이비스가 1940년 건립 4개월 만에 무너진 워싱턴의 타코마 협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앨범이름 그대로를 차용한 것이고, 그 음악을 무대음악으로 무용수들의 즉흥적인 춤이 90분간 이어진다. 음악이 끊임없이 무아지경에 점점 빠지듯, 무용의 즉흥성도 그 긴장감을 더해가며 음악과 춤은 하나가 된다. 그리고 어둡게 꺼진 무대 위로 영사되는 흔들거리는 타코마 협교의 모습과 균형이 깨지기 직전의 떨림과 붕괴되는 교각의 불안정함이 구조가 흐트러진 무용수들의 움직임으로 표현된다. 이후 반전되는 분위기 속에서 디스코, 힙합, 브레이크 댄스 등이 자유롭게 펼쳐진다. 로사스 무용단을 이끄는 안무가 안느 테레사 드 레이르스마커는 반복을 통한 강렬한 패턴과 단순하면서도 견고한 구조를 특징으로 한 ‘무용의 미니멀리즘’을 확립, 현대 무용의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순수한 무용의 테두리를 벗어나 텍스트극과 라이브 음악의 영역에 도전, 다른 장르의 예술을 결합시켜 복잡하지만 재미있는 공연을 만들어낸다. 1983년 창단, 로사스무용단의 벨기에 첫공연은 1960년대 프랑스에서 태동해 유럽 무용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 ‘누벨 당스’와도 차별된 몸짓으로 유럽 무용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가장 큰 특징으로 동작의 엑센트가 강하면서 단조롭다는 것을 꼽았다. 그의 안무는 하나의 몸 안에 여럿의 화산 분출구가 있는 듯 순간에 몰아내며 섬세한 폭발을 담고 있다는 평가다. (02)2005-0114 장선화기자 india@sed.co.kr 입력시간 : 2005-03-3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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