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유동성 장세' 기대감 모락모락

은행·증권·건설 '트로이카株' 나란히 초강세<br>"경기 바닥 공감대가 상승 모멘텀" 반론도



증시 강세 기조가 이어지자 유동성 장세가 임박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미 정부의 경기부양 조치, 금리인하 등으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만큼 이런 풍성한 유동성이 증시를 밀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특히 과거 유동성 장세가 벌어질 때마다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은행ㆍ증권ㆍ건설 등 ‘트로이카주’가 나란히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는 안전자산이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유동성보다는 ‘글로벌 경기가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처럼 증시 급등 원인에 대한 분석은 다소 엇갈리지만 한결같이 당분간 하락 압력보다는 상승 기대감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은행ㆍ증권ㆍ건설주 초강세=17일 코스피지수는 전일에 비해 38.42포인트(3.41%) 급등한 1,163.8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상승 폭은 지난 1월28일(5.91%) 이후 최대치다. 원ㆍ달러 환율이 전일에 이어 35원이나 급락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를 크게 끌어올렸다. 특히 최근의 주가 상승 국면에서 줄곧 소외됐던 금융주와 건설주가 일제히 급등하자 증권가에서는 ‘순환매의 끝이냐’ ‘새로운 반전의 신호냐’를 놓고 엇갈린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실물경기 지표가 개선되거나 예상치를 상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고, 국내 단기 부동자금의 재편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지수가 급등했다”며 “특히 금융주의 안정이 담보되지 않고 경기회복과 시장의 추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관련주의 반등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동성 장세 기대감 높아져=최근 금융과 건설주가 정보기술(IT) 등에 비해 강세를 보이면서 유동성 장세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잉여유동성은 29.5%(1월 말 기준)로 1998년 8월 말의 30.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역시 1월 말 기준 20.5%에 달해 1990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장세의 기본이 되는 단기성 자금이 시중에 크게 늘어났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2ㆍ4분기 내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점과, 40조원에 달하는 구조조정기금 출범 등도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급등세는 유동성 장세가 임박했다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며 “2ㆍ4분기 이후 달러 강세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완화되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바닥이 모멘텀”이라는 반론도 나와=유동성 장세가 본격화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다. 유동성장세가 오려면 우선 트리플B 등급 회사채의 금리가 더 떨어지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야 하지만 아직은 이런 징후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BBB등급 회사채의 금리는 8.4%로 일반적으로 과거 사례를 볼 때 6% 정도까지 하락했을 경우 유동성 장세가 본격화한다는 주장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금융주와 건설주의 상승세는 유동성 기대감이라기보다는 낙폭과대를 바탕으로 한 개별 재료에 따른 상승으로 봐야 한다”며 “트리플B 회사채의 수익률이 아직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동성 장세 기대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각종 경기지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가운데 경기 바닥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자 추가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급등은 금융위기 완화와 더불어 경기가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모멘텀’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올해 초 랠리와는 차별화된다”며 “지수가 1,300 정도까지는 올라갈 수 있으나 그 이상은 고평가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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