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커틀러 美 수석대표 "쌀개방도 논의하겠다"

"언론 등 외부노출 절대 사절" 공항 반미 시위대에 당혹감

“쌀 개방도 논의하겠다.” 외부노출을 극도로 꺼리던 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측 수석대표는 9일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자 할 말은 했다. 한미 통상회담에서 강경파로 이름을 떨쳤던 칼라 힐스, 샬린 바셰프스키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이어 한국과 인연을 맺은 그가 선배들에 못지않은 매파임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입국 전부터 언론 등 ‘외부노출 사절’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기 전 비행기 편명과 시간 등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미 대사관측은 “커틀러 대표의 입국이 노출되더라도 공항에서 일절 인터뷰를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국내 언론에 전달하기도 했다. 한때 자국 국적기를 이용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커틀러 대표는 대한항공 KE094편으로 전격 입국했다. 75명으로 구성된 미국 협상단은 커틀러 대표와 같은 비행기를 타지 않고 2∼3차례로 나눠 개별적으로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미 FTA 협상에 대한 국내의 만만찮은 비판여론을 감안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측은 지난 6월 1차 협상에서 “한국이 지나치게 언론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적진으로 날아온 커틀러 대표는 그러나 이날 50여명의 취재진이 둘러싸자 침착하면서도 자신 있게 대응했다. 그는 밝은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양국간 생산적인 논의가 진행됐으면 좋겠다”면서도 “한국 국민들이 쌀 개방 문제를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 점을 알지만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커틀러 대표는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에 대해서도 “매번 기자들이 이 문제를 질문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인터뷰를 마친 커틀러 대표는 입국장을 빠져나오다 공항 바깥에서 시위 중이던 FTA 반대 시위대의 구호를 듣고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으며 주자창으로 향하다 취재진 및 수행원에 둘러싸여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그는 공항을 빠져나온 뒤 주차장에 미리 대기 중이던 흰색 SUV를 타고 오후5시40분께 수행원 4∼5명과 함께 서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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