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17일 상파울루를 비롯한 전국 10여개 대도시에서 25만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데 이어 18일에도 대규모 시위대가 거리로 뛰쳐나왔다. 당초 평화적 가두행진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던 시위대는 점차 건물을 점거하고 경찰에 맞서 거리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적으로 변질돼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이번 시위의 도화선이 된 것은 7일 당국이 발표한 상파울루 시내버스 요금인상 계획이다. 브라질 당국이 요금을 3헤알(약 1,570원)에서 3.2헤알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후 물가인상에 반발하는 시위가 소규모로 열린 것이 발단이 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는 정치권의 부패와 치솟는 물가, 열악한 공공 서비스 등 사회 전반에 대한 불만을 분출하는 대규모 시위로 확대됐다. 시위대는 특히 경기둔화의 와중에 오는 2014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위한 경기장 건설에 30억달러를 투자하면서도 국민생활에 필요한 투자는 외면하는 데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브라질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1992년 탄핵으로 물러난 페르난두 콜로르 드 멜루 대통령 정부 이후 최대 규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얼마 전까지도 세계가 주목하는 성장국가이던 브라질의 경제사정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이번 시위는 브라질 국민들이 더 이상 정치인들의 장밋빛 전망을 믿지 않겠다는 메시지"라고 풀이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4%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던 브라질 경제는 지난해 1% 미만 성장에 그친 데 이어 올해도 2.5%에 못 미치는 저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17일 브라질 중앙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9%로 제시, 당초 예상했던 3.26%에서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5.83%와 5.8%로 고공행진이 예상된다.
경제사정이 나빠지면서 신용등급을 유지하기도 위태로워졌다. 18일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데상파울루는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재정과 경기악화를 이유로 브라질 신용등급이 내년 초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바클레이스는 또 브라질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5%에서 2.3%로 낮췄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브라질 정부 정책의 신뢰도 상실 등을 이유로 현재 BBB인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