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초대석] 내가 본 김우석 사장

● 김현구 성균관대 교수<br>전형적 외유내강형 CEO

내가 김우석 사장과 친구로 지낸지도 벌써 40여년이 훌쩍 지났다. 학교는 달랐지만, 둘 다 경북 영양 촌놈으로 행정고시 14회 동기여서 자주 만나왔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김 사장은 내게 있어 친구라기 보다는 존경하는 선배와 같은 느낌이다. 김 사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外柔內剛)’형 CEO다. 안으로는 강직하고 치밀하며 추진력도 뛰어나지만, 밖에서 볼 때는 인자하고 한없이 너그러움 만이 느껴진다. 그를 좋아하고 의지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푸근함 때문이다. 공인회계사, 행정고시 수석 합격, 경제학 박사, 재정경제부 정통 관료, 국제금융통 등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많지만, 내게 있어 김 사장은 이해심 많고 언제 만나도 편안한 죽마고우다. 정통 재무관료로부터 흔히 느낄 수 있는 엘리트 의식이나 아집 같은 것을 그에게는 찾아보기 어렵다. 독선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고 굳이 그를 표현 하자면 ‘타인 중심적’이다.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기 보다는 남의 의견을 진지하게 듣고 합리적으로 포용할 줄 아는 신사다. 지난 주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김 사장은 앞으로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1社1村’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어린 아이처럼 좋아했다. 항상 남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을 걸어왔던 김 사장의 모습을 보며 나 역시 흐뭇했다. 김 사장의 집중력은 어릴 때부터 남다른 데가 있었던 것 같다. 학창시절, 초저녁 그의 어머니께서 간식으로 책상 위에 올려놓은 홍시를 ‘먹을 시간이 없었다’면서 다음 날 아침까지 그대로 둘 정도로 공부에 몰입했다. 요즘도 나의 노모께서는 김우석 사장의 어머니로부터 들으신 이른바 ‘홍시 이야기’를 손주들 훈계에 요긴하게 활용하시곤 한다. 사석에서 만나면 아직도 ‘신념의 마력 (The Magical Power of Belief)’이라는 책을 이야기 하곤 한다. ‘잠재의식 속의 신념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라는 말 한마디가 지금의 김 사장을 가능케 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알기로 자산관리공사는 IMF 사태 때 인수한 부실채권의 상당 부분을 정리하고 이제는 새로운 업무를 발굴하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해야 하는 중대한 전환기에 직면하고 있다. 전환기적 리더에게는 무엇보다도 확고한 방향감각과 포용력 그리고 강한 추진력이 요구된다. 내 표현이 지나치지 않는다면 김 사장과 자산관리공사는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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