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달러화 강세' 희생양 되나

핫머니 이탈로 증시 추락·위안화 2주째 절하<br>인민은행 환율관리 전담조직 신설등 '초비상'


중국이 미국 달러화 강세의 희생양이 될 것인가. 지난 8일 개막한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이 중화주의를 앞세워 미국보다 많은 금메달을 따며 승전보를 울리고 있지만 중국 금융시장에서는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위안화가 2주째 절하되고 있다. 미국 달러화가 강세로 반전되면서 올 들어 중국에 급격하게 유입된 글로벌 핫머니가 빠른 속도로 달러 자산으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는 게 중국 측 시각이다. 글로벌 투자자금의 달러 매수 행렬이 계속되면서 달러가치가 1유로당 1.47달러대까지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달러화 가치가 바닥을 지났다”며 달러 강세로 투자방향을 전환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ㆍ유로 환율은 전날 1.4928달러에서 1.4809달러로 급등했다. 15일 아시아시장에서도 1.4753달러까지 상승, 지난달 15일 1유로당 1.6040달러를 기록한 후 달러는 한달 사이에 무려 8% 상승했다. 최근의 달러 가치 상승은 5주째 이어지는 것으로 2년 만의 최장기간 랠리다. 최근 한달간의 달러화 강세는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아졌다기보다는 유럽과 일본 등 상대국의 경제가 미국보다 더 악화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단일 통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의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0.2% 감소했다. 1999년 유로화가 출범한 이래 첫 뒷걸음 성장이다. 달러화 강세는 지난 7년간 달러화 약세를 헤지하기 위해 미국에서 빠져나갔던 글로벌 단기자금(핫머니)을 달러표시자산으로 돌아오도록 유도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금융기관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을 메우기 위해 해외에 투자한 자금을 빼오는(본국 송금) 바람에 달러 강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달러화 강세 전환과 동시에 중국 금융시장이 죽을 쑤면서 중국에는 각종 음모설이 난무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자본이 중국 금융시장을 파괴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신화통신은 12일 “독점적 국제자본이 중국 증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핫머니 이탈이 최근 상하이증시 폭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6월 말 쭤샤오레이 중국 은하(銀河)증권 수석경제학자는 보고서를 내고 “달러화가 반등하면 중국에서 대규모 자금유출을 방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7~1998년 아시아 통화위기가 10년에 걸친 달러 약세가 강세로 전환된 지 2년 후에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달러 강세가 경제체질이 약한 곳에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금융당국은 달러 강세 전환에 따른 핫머니 이탈을 막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관리를 전담할 ‘환율사(司)’를 신설했다. 이 신설 조직은 위안화 환율의 안정적인 관리와 국제 투기성 자금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일을 맡아 앞으로 중국의 핫머니 파수꾼 역할을 하게 된다.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의 루즈밍(陸志明) 박사는 “핫머니 이탈이 새로운 도전인 만큼 급격한 이탈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올 들어 핫머니의 급격한 이탈을 막기 위해 달러화의 유출입을 억제하는 조치를 강화해왔다. 이달 초에는 ‘외환관리 조례’를 개정해 불법 외환거래가 적발될 경우 거래액의 최고 30%까지 벌금으로 내고, 심한 경우에는 전액을 압류하도록 규정했다. 현재 중국의 핫머니 규모는 대략 3,000억~5,000억달러로 평가되는 가운데 중국사회과학원의 장밍(張明) 연구원은 중국의 외환보유액과 맞먹는 1조7,500억달러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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