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세 개의 주머니

미국의 브로커리지 전문 증권회사인 ‘찰스슈왑’ 사장을 지낸 바 있는 티모시 매카시는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막대한 재산을 모은 사람으로 유명하다. 매카시는 어머니의 자산관리 실패 경험이 자신에게는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자 생계를 책임지게 된 그의 어머니는 채권ㆍ주식 등을 단타매매하다가 대부분의 자산을 날렸다고 한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는 자산을 안전하게 불리는 데는 원칙이 있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그는 이것을 ‘세 개의 주머니’라는 개념으로 정리한다. 즉 자산을 생계용ㆍ오락용ㆍ자산형성용 등 세 개의 주머니에 나눠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계용은 몇 달 내에 써야 할 생활비 등을 넣어두는 곳이고 오락용은 재미 삼아 투자를 하는 자금이다. 이들 자금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나눠서 관리를 해야지 한 주머니 속에 넣고 운용하다 보면 실패할 확률이 크다. 자산형성 주머니는 노후자금이나 자녀의 양육비 등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이 중에서 매카시가 제일 강조하는 것은 자산형성 주머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젊은 시절부터 이 주머니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노후 생활수준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럼 자산형성 주머니는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올 들어 국내 투자자산 시장이 이상기류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은 정부의 규제로 약세를 보이고 있고 증시도 수급악화로 하락세다. 하지만 자산형성 주머니를 채우는 일은 몇 달만 하고 그만둘 일은 아니다. 10~20년에 걸쳐 꾸준히 해야 하는 작업이다. 그런 면에서 국내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최근 들어 증시가 하락하고는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의 이익창출 능력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주가는 일본ㆍ미국 등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적립식 펀드와 변액보험ㆍ퇴직연금 등을 감안하면 긍정적이다. 다만 장기투자에 익숙지 못한 개인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가 바람직하다. 이런 면에서 적립식 펀드는 장기적으로 자산형성을 하기에 좋은 투자상품이다. 특히 적립식 펀드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주식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갖고 있어 최근과 같은 조정장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은퇴 후에도 30년 정도를 더 살아야 하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펀드 투자로 자산형성 주머니를 채워보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