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5 재보선 이후 범여권 통합의 물꼬를 신속히 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반(反)한나라당 연합’을 구축하면 한나라당과 충분히 맞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범여권 신당 추진의 필요성이 재조명받고 있다. 특히 ‘민주당+통합신당 신당 불발’ 이후 범여권 결집의 공을 떠안게 된 열린우리당측 행보가 심상치 않다. 정세균(사진) 열린우리당 의장은 26일 국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범여권) 대통합을 위한 제정당연석회의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이제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접촉해야 할 모든 대상을 적극 접촉하고 성과를 내서 연석회의가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이어 28일에서 다음달 10일 사이에 통합의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이를 놓고 범여권에서는 충청권 후보를 중심으로 한 헤쳐모여식 신당 출범의 가능성을 다시 점치고 있다. ‘4ㆍ25 재보선=범여권의 선전’이라는 공식이 성립된 전기는 대전 서을 지역에서 범여권의 묵시적 지원을 받은 심대평 국민중심당 공동대표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이므로 충청권을 대선국면 역전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는 범여권이 충청권의 새 얼굴로 기대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다른 후보 및 정치진영과의 연대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이 과정에서 범여권이 한시적인 분열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범여권이 정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하는 진영과 다른 대선주자를 내세우는 진영으로 각각 핵분열한 뒤 9~10월께 오픈 프라이머리를 통해 재결합한다는 것. 즉 ‘범여권 단일신당→단일 대선후보 마련’ 시나리오가 아니라 ‘범여권 복수신당 출범→오픈 프라이머리→대선후보 연대’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또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정 전 총장과 함께 신당을 꾸리고 보다 개혁적 성향인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천정배 의원 진영과 결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친노 진영에서는 김혁규 의원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한명숙 전 총리 등을 중심으로 한 독자 신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