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시멘트 산업 다시 일으키려면

이종열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경영자문위원


시멘트·금융을 주축으로 재계 순위 5위까지 이름을 올렸던 동양그룹의 신화가 무너지고 모기업인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에는 예기치 못했던 철도노조 파업으로 시멘트업계가 약 200억원대의 피해를 입었다. 시멘트 콘크리트업계에서 반평생을 보낸 필자로서는 최근 시멘트업계의 위기에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시멘트산업은 자본집약도 및 고정비율이 높은 장치산업이며 제조원가 중 에너지 비용이 약 50%를 차지하는 에너지 다소비형 내수산업이다. 또한 화학·기계·전기공학 등 대표적인 종합 기술산업으로 표현돼왔다. 필자가 35년 전 시멘트업계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만 해도 큰 꿈을 갖는 산업의 역군이 돼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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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업계에 본격적인 위기가 닥쳐온 시기는 IMF 금융위기와 지난 2000년 한라시멘트(現 라파즈한라시멘트) 매각부터다. 오랜 기간 지속돼온 경영난에다 시장경쟁의 격화로 인해 제값마저 받지 못했으나 눈물겨운 구조조정과 점차 기술력을 고도화해 생산성 향상, 품질 고급화, 원가절감을 통해 위기탈출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시멘트산업은 생산능력대비 약 70% 내외의 수요 감소기로 접어든데다 철도 운임인상 등 물류비와 전력비용 상승 등 원가부담이 크게 증가한 반면 미국·일본 등 해외 시멘트 가격에 비해 훨씬 낮은 국내 시멘트 가격이 업계의 재도약에 발목을 잡고 있다.

그동안 시멘트업계가 자산 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 지속적인 자구노력을 해왔지만 결국 시멘트 가격에 원가인상 요인을 반영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자구노력도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동양시멘트와 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 시멘트산업과 연관 산업 간 신뢰 증진의 계기를 마련하고 정책적 지원과 중재를 통해 오랜 기간 계속돼온 시멘트산업의 어려움을 끝낼 수 있도록 손을 잡아줘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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