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집값 안정은 8.31대책에 달렸다"
내년도 집값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주택시장 규제뿐 아니라세제.공급 대책까지를 망라한 8.31대책이 흔들림없이 추진돼야 주택시장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등 세금강화 방침이 입법화 과정에서 후퇴하지 않아야 한다.
일단 전문가들은 8.31 대책이 제도화돼 실행되면 내년 집값이 올해보다 떨어질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락폭은 3-5% 정도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 전국 아파트값이 10%, 서울이 13%(닥터아파트 조사) 가량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전셋값은 불안하다고 입을 모은다. 매매 수요가 전세로 돌아서 최고 2%이상의 상승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 `매매값 3-5% 내릴 것'= 내년 아파트 매매값은 8.31대책이 제대로 추진된다면 그 여파로 인해 하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은 내년 전국 아파트값이 3-5% 내리고, 서울은 이보다큰 5-7%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용순 박사는 "현재 8.31 대책이 입법과정에서 후퇴할 가능성이 낮은 편이고,재건축 규제 방침, 콜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등의 악재가 겹쳐 있어 집값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특히 2007년부터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양도세가 50%로 중과됨에 따라 유예기간인 내년 한해 세금 회피성 매물이 쏟아져 가격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이 기준시가 9억원 이상에서 6억원 이상으로 강화되고 실거래가 과세로 취.등록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주택 구매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2주택 이상 보유자들이 소형이나 수도권 외곽의아파트를 먼저 내놔 수도권과 비인기지역에서 가격 하락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아파트값이 4.7%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민석연구위원은 "9월 기준 아파트 매매가대비 전세가 비율은 50.2%, 서울은 44.2%로 낮은 편"이라며 "이는 매수자의 주택구입비 부담 증가로 이어져 투자수요의 진입을 막을 것"으로 전망했다.
건산연은 또 내년 상반기 콜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예년에 비해 입주물량이 크게 줄지 않는 것도 집값 하락 전망의 근거로 제시한다.
건산연 백승준 연구위원은 "2006년 입주 아파트는 31만가구로 2003, 2004년에비해 소폭 감소하지만 수급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을 초래할 만큼 부족하진 않다"며 "특히 입주량이 상반기에 집중돼 초반 안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당장 내년 3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로또 아파트'로 청약대기자의 관심이 집중된 판교 신도시 분양이 시작된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판교의 청약률이 높게 나올 경우 얼어붙은 청약시장에 불을 지피고 주변 집값까지 끌어올리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포 장기지구와 파주신도시의 아파트도 내년 분양을 앞두고 있어 주택시장에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년 5월 지자체 선거와 2007년말 대통령 선거도 관건이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박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선거를 앞두고 규제완화 등의선심성 정책이 남발할 경우 주택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집값이 오르진 않더라도 생각만큼 하락폭이 크지 않거나 보합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인기지역인 강남권이나 뉴타운, 뚝섬,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개발 예정지나 인근 주택은 국지적으로 가격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전반적인 안정세 속에서 인기, 비인기지역의 양극화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셋값은 2-7% 상승' = 이에 비해 전셋값은 대부분 상승할 것이란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셋값이 4.1%, 내집마련정보사는 이보다 더 큰 5-7% 정도 상승할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매매값이 떨어질 수록 집을 사는 대신 전세를 얻으려는 수요가 늘어나 전셋값을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보유세 부담이 전셋값에 영향을 준다는 전망도 많다. 연세대 도시공학과 김갑성교수는 "강남과 같은 인기지역은 집을 파는 대신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을 임대료에전가하려 할 것"이라며 "특히 전세대신 현금이 들어오는 월세를 선호해 전.월세값이모두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공 주택도시연구원 김용순 박사는 "자가 수요의 월세 전환, 세 부담 전가,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 등이 전세시장의 주요한 변수"라며 "전국 평균 1-2%, 서울은2.5-3% 정도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서울을 제외한 전셋값은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는 서울의 전셋값은 2% 정도 오르지만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2%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아파트 입주물량이 서울은 상반기에 늘었다가 하반기부터 줄어들지만 수도권은 비교적 넉넉하다"며 "특히 내년에 국민임대주택의 입주(6만1천가구)가 본격화되면서 수도권과 지방 전세시장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