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사 직원 수 4만명대 무너져

금융위기때보다 6% 줄어… 임원수도 1,000명 밑으로


장기간 계속되는 업황 부진의 여파로 국내 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이 잇따르면서 증권사 직원 수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4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4분기 말까지 국내 증권사의 직원은 4만213명, 임원은 1,009명이었다. 그러나 10월 이후 최근까지 주요 증권사의 인원 구조조정이 계속돼 사실상 직원 수 4만명선은 무너졌고 임원 수도 1,000명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11년 말 직원 수가 4만2,628명에서 정점을 찍은 뒤 6%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칼바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증권은 전날 임원 40명 중 절반이 넘는 22명을 보직해임했다. 동양증권 내부에서는 직원도 30% 정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동양그룹 사태 이후 영업 여건이 나빠져 경영권 매각 협상 등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도 250명 인력감축과 임금삭감 등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증권은 최근 비공개 임원인사에서 임기가 끝난 5명의 임원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공석은 기존 임원들이 겸직한다는 방침이다.

희망퇴직을 통한 인원 감축으로 자구책을 찾는 곳도 많다. 신한금융투자는 직급에 따라 20~24개월의 급여를 지급하고 퇴직 후 5년간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놓고 노사가 협의 중이다.


SK증권은 지난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이달 중순께에는 희망퇴직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은 20개월치 월급을 위로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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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국내 증권사의 구조조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자칫 장기 불황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었던 일본 증권업계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996년 11만3,800명에 달했던 일본 증권업계의 종업원 수는 지난해 말 8만3,000명으로 줄었다. 6년 만에 전체의 30% 가까운 일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영업지점 수도 2,740개에서 2,138개로 크게 줄었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증권 업계가 장기 불황과 저금리, 고령화 같은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에 직면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된 것은 한국 증권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않는다면 한국 증권사들이 일본처럼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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