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은 2017년 고리 1호기가 영구 정지되면 인근 지역 주민과 공청회를 거쳐 해체계획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 승인을 받은 후 본격적인 해체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해체비용은 한 기에 약 6,000억원이 소요되며 15~30년이 걸린다.
원전 해체의 첫 수순은 핵융합 반응으로 달아오른 원자로를 식히는 과정. 냉각 기간만 5년가량 소요된다. 이후 원자로 안에 있는 연료(우라늄)를 빼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에 옮기고 연료를 식히기 위해 원자로 안에 차 있던 물은 방사성물질 차단 탱크로 빼내서 격리한다. 연료냉각과 인출·배수·격리 등의 과정은 최소 5년에서 20년이 소요된다.
핵연료를 빼내면 약 6년에 걸쳐 제염작업을 한다. 제염이란 원전 내에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곳을 제염제 등을 통해 씻어내는 작업이다. 제염이 모두 끝나면 약 2년여에 걸쳐 원전을 부수고 해체한다.
사용후핵연료와 제염제 등 원전 해체 전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다. 원전 한 기를 해체하면 200ℓ드럼 1만~2만개 분량인 3,000~6,000톤의 폐기물이 나온다. 경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중저분위 방사성폐기물 처리비가 한 드럼당 1,300만원 수준인 것을 고려할 때 폐기물 처리에만 최소 1,300억~2,6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말 기준 원전 한 기의 해체 비용인 6,033억원을 충당부채로 적립하고 있다.
고리 1호기는 순수 국내 기술이 아니라 미국과 독일·일본 등 이미 원전 해체 기술을 갖춘 나라와 함께 폐로 작업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원전 해체를 위한 핵심기술 38개(해체준비 8·제염 5·절단 7·폐기물처리 12·환경복원 6) 가운데 17개만 확보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고리 1호기 해체를 통해 원전 해체기술을 모두 다 확보할 계획"이라며 "기술을 확보해 2030년 이후 커질 세계 원전 해체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