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불공정한 영화 배급환경 시정" 제작사 뭉쳤다

공동 투자·배급사 '리틀빅피쳐스' 설립… 불합리한 관행 개선나서

"제작사들이 힘을 모아 만든 새로운 배급사가 불공정한 영화 배급환경을 바꿀 것입니다."

대기업 중심의 불합리한 제작환경을 개선하고 공정한 영화 유통시장을 조성하고자 영화 제작사들이 공동으로 투자ㆍ배급사 '리틀빅픽쳐스'를 설립했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은(명필름 대표)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은 "모든 창작 주체(제작사)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영화산업 질서를 새롭게 만들고자 공공투자ㆍ배급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화제작가협회는 대기업 독과점과 양극화로 각종 불공정거래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2012년 영화진흥위원회 산업 통계에 따르면 CJ CGV와 롯데시네마의 총 스크린 수 및 좌석 점유율은 약 70%, 배급사별 점유율 역시 CJ E&M이 26.7%, 쇼박스미디어플렉스가 12.6%, 롯데쇼핑롯데엔터테인먼트가 12%로 대기업 3사의 점유율이 51.3%에 달했다.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한국 영화가 호황이라지만 과실은 콘텐츠를 만든 제작사가 아닌 극장이 많이 가져갔다"며 "극장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콘텐츠 제작사들의 의견 없이 무료 초대권 등의 각종 프로모션(홍보)을 진행했다. 부단히 시정을 요구해왔지만 불합리한 제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투자ㆍ배급사를 설립한 것은) 제작사의 밥그릇 챙기기가 아니라 창작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유통업자에게 경종을 울리고 한국 영화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각종 관행에 대해 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틀빅픽쳐스는 명필름ㆍ삼거리픽쳐스ㆍ영화사청어람ㆍ주피터필름ㆍ외유내강 등 국내 10개 제작사가 각각 5,000만원씩 투자해 설립했다. 제작가협회 측은 참가자들을 확대해 추후 2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 연간 3편가량의 영화를 배급할 계획이다. 다만 직접 자체 극장을 설립해 운영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투자와 관련해서는 현재 자본금 일부와 선급금을 이용해 부산영화투자조합1호와 대한민국영화전문투자조합1호에 출자한 상태다. 이 회장은 "'리틀빅픽쳐스'는 한국 영화계가 함께 만든 회사"라며 "제작사와 공정한 수익을 분배해 한국 영화시장을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끌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제작가협회는 그간 대기업과 제작사 간의 불합리한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힘써왔다. 특히 디지털필름 상영 시스템 이용료(VPF)를 제작비에 징수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고 법적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최용배(영화사 청어람 대표) 부회장은 "극장 상영 1회당 1만원씩 부과되는 VPF가 CJ CGV와 롯데시네마에서 디지털로 개봉하는 모든 영화에 징수돼왔다"며 "무엇보다 VPF를 징수하는 DCK가 롯데시네마와 CGV가 공동출자해 만든 자회사라는 점도 문제다. 극장과 상영계약을 맺은 후에 DCK와 별도로 VPF를 지불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하는 현재 관행은 대기업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거래를 강제하는 것으로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