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올림픽스타디움에서 개막한 대회는 2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 폐회식으로 작별을 고했다.
이번 대회는 개막 전부터 테러 위협에 따른 안전 우려와 러시아의 '반(反)동성애법' 제정 같은 인권 문제 등으로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개막 이후로는 큰 탈 없이 치러졌다.
소치올림픽에는 역대 최다인 88개국에서 2,800여명의 선수가 출전, 98개 세부종목에서 메달을 놓고 겨뤘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4개 이상 획득과 3회 연속 종합순위 톱10 진입을 노렸으나 금 3, 은 3, 동메달 2개를 따내 종합 10위 밖으로 밀려나면서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4년 뒤 평창대회를 앞두고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인 71명의 선수가 출전, 기대감을 높였지만 성적은 오히려 추락했다.
2006년 토리노대회에서는 7위(금 6, 은 3, 동 2), 2010년 밴쿠버대회에서는 역대 최고인 5위(금 6, 은 6, 동 2)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 1위 자리도 12년 만에 중국(금 3, 은 4, 동 2)에 내주고 말았다.
이번 대회에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스키·빙상·바이애슬론·봅슬레이·컬링·아이스하키·루지 등 6개 종목에 출전한 한국은 이상화(서울시청)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하며 첫 메달을 수확했다. 박승희(화성시청)는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와 1,000m에서 정상(500m 은)에 올라 한국 선수단에서 유일하게 2관왕이 됐다. 쇼트트랙 차세대 여왕 심석희(세화여고)는 계주 금메달을 이끈 것 외에도 1,500m 은메달과 1,000m 동메달까지 첫 올림픽 무대에서 박승희와 나란히 3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2연패를 노린 '피겨퀸' 김연아(24)는 깔끔한 연기를 펼치고도 판정 논란 속에 은메달로 은퇴무대를 마무리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는 '최강' 네덜란드를 넘어서지 못했지만 이 종목 올림픽 첫 메달을 은빛으로 장식하며 이번 대회 남자부에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메달을 챙겼다.
한국이 동계올림픽 첫 메달을 딴 1992년 알베르빌대회(10위) 이후 종전까지 가장 나빴던 성적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의 14위(금·은 2개씩)였다.
평창대회를 앞두고 효자종목들은 '과제'를 남겼다. 스피드스케이팅은 4년 전 금 3, 은 2개를 획득해 전통적인 메달밭 쇼트트랙(금 2, 은 4, 동 2)을 제쳤으나 이번에는 금·은 1개씩에 그쳤다. 쇼트트랙은 이번에 금 2, 은 1, 동 2개를 획득했지만 남자 선수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 이후 12년 만에 '노 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남자 쇼트트랙은 러시아로 귀화해 3관왕에 오른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후폭풍에도 시달려야 했다.
전략종목 다양화의 '희망'도 봤다. 스켈레톤의 겁없는 신예 윤성빈(한국체대)이 한국 썰매 종목을 통틀어 사상 최고 성적인 16위에 올랐고 모굴스키의 샛별 최재우(한국체대)는 한국 프리스타일스키 선수로는 최초로 동계올림픽 결선무대를 밟으며 4년 뒤 평창에 차려질 무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여자 컬링은 10개 참가국 중 세계랭킹이 제일 낮지만 8위(3승6패)에 오르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박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