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핍강화·구조조정 역점/주요그룹 하반기 경영전략은

◎엔고 호기… 유화·조선 등 해외마케팅 강화/투자 가급적 억제·차입금 작년수준 동결재계는 하반기에도 사업구조 조정을 가속화하는 한편 신규투자를 최대한 억제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견실경영의 고삐를 더욱 죈다는 방침이다. 이는 연말 대통령선거라는 큰 행사를 치를 경우 경제정책의 공백현상이 불가피하고 인력이 선거운동으로 빠져 나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이어지는 등 경제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엔화가치가 다소 강세를 보인데 힘입어 수출이 늘어나는 등 성장·국제수지 등 거시지표가 호전되리라는 전망이 관변연구소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지만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그렇지만은 않다. 삼성비서실 관계자는 『자동차·전자·반도체 등 주요업종의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내수경기도 시원치 않아 하반기에도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보·삼미·진로·한신공영 등 굴지기업들의 잇따른 부도로 인해 시중자금사정이 호전되지 않는 것도 대그룹들의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를 어둡게 하고 있다. 종금사 등 금융기관들이 부도설이나 자금사정악화설이 나도는 기업들에 대해 서둘러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고 외국금융기관들도 예외는 아니다. 재계는 이런 국내외 경영환경으로 인해 앞으로 더 허리를 졸라매야 할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재계는 ▲한계사업정리와 신규유망사업 진출 등으로 사업구조조정을 더욱 가속화하고 ▲당장 급하지 않은 투자는 억제하거나 보류하고 ▲투금사 자금 차입자제와 차입금 규모의 동결 등을 통한 재무구조개선등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의 경우 「내가 먼저」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수출 및 매출을 늘리고, 21세기 신수종사업외에는 투자를 억제하기로 했다. 아울러 엔고로 경쟁력이 되살아나고 있는 기회를 살려 유화·조선·전자등은 해외마케팅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그룹은 생산성 10%향상과 비용 10%절감운동인 「10­10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성장성이 높은 비메모리반도체와 우주항공 등에 대한 신규투자는 공격적으로 하는 등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기로했다. LG그룹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자체원칙에 따라 전략적 중요도가 낮은 사업과 현재 흑자일지라도 1위달성이 어려운 사업은 과감하게 철수하거나 매각하기로 했다. 반면 통신운영사업 멀티미디어 방송미디어 사업, 민자발전 등 에너지사업, 사회간접자본(SOC) 등에는 그룹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대우그룹은 최근 사장단회의에서 원가절감과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제2의 관리혁명을 강도 높게 추진하기로 했다. 대우는 하반기 선거정국과 기업들의 자금난 등에 따른 금융시장 위축 등에 대응해 ▲신규 및 증설투자는 최대한 억제하고 ▲차입금규모는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밖에 쌍룡·선경·두산 등 주요 그룹들도 수익이 별로 나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축소하고 외형부풀리기와 같은 소모성경쟁은 자제하기로 했다. 예컨대 건설의 경우 실익이 없는 단순 수주는 포기하고 수익성이 높은 개발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들은 또 정부가 차입경영을 규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재무구조개선에 적극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단기고리차입을 저리의 중장기차입금으로 전환하고 불필요한 자산은 매각해 유동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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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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