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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배터리 등의 저장장치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서안성변전소 등에 설치돼 사업이 본격화된다. 설치된 ESS는 기존 발전소에서 담당하던 주파수 조정(FR) 기능까지 갖춰 전력망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10일 경기도 안성의 서안성변전소에서 ‘주파수 조정용 ESS 시범사업’ 준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국내 최초로 준공된 신용인변전소(24MW)와 서안성변전소(28MW)의 총 52MW 설비는 한전이 지난해부터 570억원을 투자하면서 시작한 1단계 사업으로,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ESS 종합 추진계획’의 일환이다. ESS 종합 추진계획은 오는 2017년까지 총 6,250억원을 투자해 주파수 조정용 ESS 500MW를 구축하는 게 뼈대다. 특히 이번 ESS는 전력 공급 과정에서 주파수가 기준 이하로 떨어지거나 상승 시 충·방전으로 표준 주파수를 유지할 수 있다. FR은 정격 주파수(60Hz)를 유지하기 위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으로 전력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한전은 2017년까지 총 5,680억원을 더 투자해 올해 2차로 200MW까지 늘리고 내년 124MW에 이어 2017년 124MW의 ESS 설비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올해 2차 ESS가 완공되면 한전은 주파수 조정용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 설비를 갖추게 된다. 현재 외국에 설치된 주파수 조정용 ESS는 32MW 이하 규모다. 문재도 산업부 2차관은 “프로슈머(생산적 소비자)가 에너지 시장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에너지 저장장치”라며 “담아 놓을 수 없었던 에너지를 저장해 활용하는 ESS는 에너지 혁명이 가져올 변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기대도 크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ESS의 해외시장 개척은 물론 출력제어장치(PCS)와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분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1단계 사업에는 삼성SDI·LG화학·LS산전·LG CNS 등 대기업 4개사와 코캄·이엔테크놀로지 등 중소기업도 6개사가 참여해 기술력을 쌓았다.
앞서 정부는 ESS가 전력시장에서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발전소 역할을 부여하고, 기존 발전소가 담당해 온 FR 기능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