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돋보이는 ‘에너지’ 테마 제대로 올라타 보자

고수익 고위험 채권형·실물자산 펀드등 노려볼만<br>연간 수익률 7.67% 물가연동 국고채 돋보여




돋보이는 '에너지'테마 제대로 올라타 보자 직접투자 고집 말고 펀드로도 시야 넓혀야 박해욱 기자 spooky@sed.co.kr 최근 주식시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테마는 '에너지'이다. 그러나 막상 에너지 테마에 올라타려고 해도 쉽지 않다. 에너지주, 에너지펀드, 에너지 강국 펀드 등 종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에너지주는 에너지를 개발하는 기업에 직접투자하는 것으로 성공하면 '대박'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에너지 개발사업의 성공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요즘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들도 자원개발 열풍에 뒤질세라 뛰어들고 있지만 뚜렷한 목적의식이나 구체적인 청사진 없이 무작정 자원개발 참여를 선언하는 경우가 많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7월부터 2008년 4월27일까지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회사 중 자원개발 진출을 위해 사업목적에 관련사업을 추가한 곳은 230개사에 달한다. 전체 상장사 1,798개사의 12.8%로 100개 상장사 중 10개가 넘는 곳이 자원개발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셈이다. 에너지펀드는 원유개발이나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기업들을 묶어 펀드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에너지 개발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 보다는 리스크가 낮지만 수익도 높지 않다. 다양한 기업에 투자하다 보니 수익률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유가 영향 보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고유가의 효과가 반감된다. 에너지강국 펀드는 자원을 많이 보유한 국가에 투자하는 자원부국 펀드이다. 에너지주에 비해 안전하고 에너지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높다. 모든 테마가 그렇지만 '알짜'와 '허당'이 있다. 문제는 '골라잡기'다. 실속 없이 뜬구름만 잡는 종목을 선택한 투자자는 투자실패로 울상을 지을 게 뻔하다. 이 같은 비극을 피하기 위해 부지런히 보석으로 거듭날 '원석'을 찾아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야 한다. 또 시야를 넓혀 에너지주에만 매달리지 말고 에너지펀드와 에너지 강국펀드와의 비교를 통해 에너지 테마를 즐겨야 한다. 묻지마 투자 금물 옥석부터 가려야 자금·정보력 풍부한 대기업 자원개발사업 주목 주가등락에 수익률 영향받는 에너지펀드보다 자원많은 나라 투자하는 자원부국펀드가 유리 최근 반도체부품을 생산하는 한 코스닥상장사의 임원을 만났다. 그는 조만간 몽골에 출장을 갈 예정이라고 했다. 첨단을 달리는 반도체 정밀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임원이 느닷없이 몽골 출장이라니 이해가 잘 안됐다. 무슨 업무로 가느냐는 질문에 그 임원은 “자원개발과 관련해서 지분을 투자할 만한 기업을 물색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어떤 자원을, 어느 기업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 일단 가서 찾아볼 생각이다”란 대답이 돌아왔다. 에너지사업을 구상한 뒤에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목적을 공시한 뒤 사업거리를 찾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식의 사업접근은 성공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원개발은 정보와 시간과 돈을 쏟아 부어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리스크가 큰 사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너지 테마주라도 잘 고르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에너지 개발 기업 잡기= 대표적인 자원인 유전을 예로 보자. 유전개발은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탐사단계와 개발단계, 생산단계다. 첫 단계인 탐사는 석유의 존재 가능성과 매장량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된다. 통계적으로 탐사단계 광구의 원유 부존 가능성은 20~30% 정도로 본격적인 투자로 상업생산에 성공할 확률은 5%에 불과하다. 개발단계는 탐사단계에서 원유의 부존 및 매장량을 확인한 후 생산시설을 건립하는 과정으로 소요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직접적인 투자가 시행되는 단계로 막대한 투자자금이 투입된다. 마지막 생산단계는 생산시설을 최적화하고 생산량을 증대하는 작업 등이 이뤄진다. 결국 이처럼 복잡다단한 과정을 견딜 수 있는 ‘업자’만이 자원개발 싸움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자원개발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의 자원개발 성공률이 30~40% 수준이고 국내에서 가장 선두적으로 앞서 있는 한국석유공사의 탐사 성공률이 15~20%인 점을 감안하면 자원개발을 처음 시작하는 기업의 경우 단기간에 실적으로 연결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며 “자원개발은 특히 많은 시간과 자금력, 정보력이 동원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바탕 위에 자금력과 정보력의 접근성이 뛰어난 대기업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의 일환으로 자원개발에 뛰어들고 있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자원개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자원개발에 뛰어든 대기업은 어림잡아 9개 정도다. 한국전력이 나이지리아, 호주, 중국 등지에서 유연탄 및 우라늄 개발을 진행 중이고 한국가스공사는 오만과 카타르에서 LNG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포스코는 호주, 캐나다, 브라질 등지에서 철광석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밖에 SK에너지, LG상사, 대우인터내셔날, 현대상사, 경남기업 등도 중남미, 동남아, 러시아 등 자원부국을 중심으로 한 자원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에너지 펀드 보다 에너지 보유 국가 펀드가 수익률 높아= 직접 자원개발하는 기업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다. 에너지 펀드는 크게 오일관련 에너지, 대체에너지, 재생에너지 등에 투자하는 에너지펀드와 석유, 철광석 등 자원을 많이 보유한 국가에 투자하는 자원부국펀드로 나뉜다. 결론부터 말하면 에너지펀드는 ‘비추천’, 자원부국펀드는 ‘추천’을 받고 있다. 국제유가는 나날이 오르고 있는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에너지펀드가 추천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에너지펀드 수익률이 기대만큼 좋지 못한 것이 그 이유다. SK증권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에너지펀드의 1개월 수익률(4월6일~5월6일 기준)은 평균 5.01%로 자원부국펀드의 1개월 수익률인 8.38%에 비해 3%포인트 넘게 낮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4.98% 상승한 것에 비춰보면 에너지펀드 수익률은 양호한 편이지만 자원부국펀드에 비해서는 국제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셈이다. 원인은 크게 2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다. 먼저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에너지펀드 대부분이 에너지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관련기업에 투자하는 형태로 운용되는 점이 첫손에 꼽힌다. 즉 펀드수익률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보다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소리다. 이병훈 대우증권 펀드리서치 파트장은 “글로벌 증시, 상품지수의 에너지섹터, 유가와 주요 에너지펀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유가와의 상관관계는 0.45 수준이지만 글로벌 주식시장과의 상관관계는 0.75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에너지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유가의 영향보다는 글로벌시장의 주가흐름에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에너지펀드가 유가흐름을 100% 반영하는 한 종목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석유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점도 수익률을 깎아 내리는 원인이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에너지펀드는 거의 대부분이 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형태로 설정돼 있다”며 “글로벌 증시 불안 여파로 펀드에 편입된 기업마다 상이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어 펀드수익률이 생각보다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개별 기업마다 유가상승에 따른 주가등락률이 달라 펀드수익률이 평균치를 반영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에너지 보유 국가 투자가 수익률 가장 높아= 종합해 보면 에너지펀드는 국제유가와 방향성이 같을 지라도 수혜가 가장 큰 종목에 집중해 투자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유가의 상승폭 만큼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국제유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에너지펀드 투자에 부담스러운 부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 석유를 많이 보유한 자원부국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고유가 및 식량위기로 출렁거리는 와중에서도 자원부국 국가(OPEC국가, 남미, 동남아 국가 등)의 주가 상승률은 여타 선진국 증시에 비해 뛰어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병훈 파트장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에너지펀드가 여전히 좋은 투자대상이라는 의견도 나오지만 에너지펀드는 유가나 에너지 상품의 가격 흐름보다는 주식시장의 영향을 더 받는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고유가 시대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상품보다는 에너지관련 자원부국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는 28개의 자원부국펀드가 출시돼 있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아프리카(5개), 중남미(5개), 브라질(5개), 러시아(5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3개), 인도네시아(2개), 말레이시아(3개) 등이다. 이 파트장은 “대부분의 자원부국펀드들은 글로벌 주식시장에 비해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심해 유전이 잇따라 발견된 브라질에 투자하는 브라질펀드는 유가 상승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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