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65년 역사상 처음으로 홍보전문가를 외부에서 수혈한다. 국민·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30일 한은 관계자는 "5월 초 홍보전문가를 채용한다는 계획을 공고할 예정"이라며 "채용된 사람은 공보관이나 부공보관, 총재 직속의 정책보좌관 자리 중 1곳에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용된 사람은 8월 정기 인사를 통해 공식 발령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한은 내부에는 홍보전문가가 드물다. 일반 직원은 입행 20년이 넘어 국장 이상이 돼야 언론과 접촉하기 시작하고 공보관도 순환근무제로 2년이 지나면 다른 부서로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부에서 홍보전문가를 영입하면 국민·시장과의 소통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4월1일 취임식에서는 "국민·시장과의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지난 3월, 기준금리 깜짝 인하로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했다" "시그널이 부족했다"는 등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 총재도 최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1년간 가장 아픈 점이 소통에 대한 비판"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결국 홍보전문가를 수혈해 한은의 정책 방향을 정확히 국민과 시장에 전달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또 현 상황은 디플레이션이 아닌데도 이런 우려가 확산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도 홍보전문가의 적극적인 설명을 통해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 1월에도 핵심부서인 조사국장 자리에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을 선임해 외부수혈을 한 바 있다. 경제전망이 매번 빗나간다는 비판을 받다 보니 사안을 새로운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보자는 취지였다.
다만 한은이 홍보전문가를 외부에서 수혈하기로 했지만 시장과의 소통이 원활해질지는 미지수다. 수십년간 2,000여명이 넘는 직원에 의해 쌓여온 경직된 조직문화가 외부인사 영입으로 하루아침에 달라질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시장에서 나온다.